09 정도전 三峯集

433)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 /예전(禮典) /총서(總序)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7. 08:16

총서(總序)

 

주상 전하는 위로는 하늘에 호응하고 아래로는 인민에 순응하여 왕위에 오른 뒤에 옛것을 상고하여 나라를 경륜하니, 모든 사물이 질서가 잡혀서 조화를 이루기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이제야말로 예악(禮樂)이 일어날 시기인 것이다.

신은 생각하건대, 예에 관한 설이 많지만 그 핵심은 질서라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조정은 존엄을 주로 한 때문에 인군은 높고 신하는 낮은 것이며 인군은 명령하고 신하는 그를 시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근(朝覲)과 회동(會同)을 하여 대위(大位)를 바루고 백관을 통솔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조정의 질서인 것이다.

제사는 정성을 주로 한 때문에 사람이 정성을 다하면 신이 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증상(烝嘗)ㆍ관헌(祼獻)으로 조상을 섬겨 신명을 통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제향(祭享)의 질서인 것이다.

연향(宴享)을 주로 한 때문에 빈객이 올리면 주인은 이에 응수하고, 주인이 음식을 권하면 빈객은 먹는다. 음식으로 즐기며 종척(宗戚)과 화목하고 신린(臣隣)과 친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연향의 질서인 것이다.

부보(符寶 부서(符瑞))는 신임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며, 여ㆍ복(輿服 거여(車輿)와 관복(冠服))은 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며, 악(樂)은 공덕을 찬미하기 위한 것이며, 역(曆)은 기후를 밝히기 위한 것이며, 경연(經筵)은 인군의 덕을 장려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며, 학교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과목(科目 과거(科擧))의 설치와 유일(遺逸)의 천거는 현자를 등용하는 문호를 넓히기 위한 것이며, 구언(求言)ㆍ진서(進書)는 상ㆍ하의 심정을 서로 알게 하기 위한 것이다.

사신을 파견하는 것은 천조(天朝)에 표문(表文)을 올려서 사대(事大)의 성경(誠敬)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 도형(圖形)ㆍ기공(紀功)은 공신을 존중하여 그 은혜에 대한 보답을 후하게 하기 위한 것이며, 시호(諡號)는 여러 신하의 선악을 구별하여 권장과 징계를 하기 위한 것이며, 정표(旌表)는 절개와 의리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며, 향음주(鄕飮酒)는 예절과 겸손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며, 관혼상제는 풍속을 순수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모두 정사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질서가 잡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은 질서라는 한 마디 말의 근본을 추구하여서 예전 총서를 짓는다.

 

 

禮典

 

 

摠序

恭惟主上殿下。上以應乎天。下以順乎人。作其卽位。稽古經邦。庶事萬類。以序以和。禮樂之興。惟其時矣。臣以爲禮之爲說雖多。其實不過曰序而已。朝廷主嚴。君尊而臣卑。君令而臣行。故朝覲會同。正大位而統百官。朝廷之序也。祭享主誠。人盡其誠。神格於上。故蒸嘗祼獻。事祖考而通神明。祭享之序也。宴享主和。賓獻而主酬。主侑而賓食。飮食宴樂。以睦宗戚而親臣隣。宴享之序也。至於符寶所以通信。輿服所以辨等。樂者。所以美功德。曆者。所以明氣候。經筵。所以勸進君德。學校。所以養成人才。設科目擧遺逸。所以廣求賢之路。求言進書。所以通上下之情。其遣使也。奉表天朝。以盡事大之誠敬。曰圖形紀功。所以重功臣而報之厚。曰諡。所以辨群臣之善惡而垂勸戒。曰旌表。所以勵節義。曰鄕飮酒。所以敎禮遜。曰冠婚喪祭。所以一風俗。此皆政事施爲之得其序也。故臣推本序之一言。而作禮典摠序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