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ㆍ진(關津)
옛날에는 관(關)ㆍ진(津)의 관리가 관ㆍ진을 출입하는 사람들을 조사하여 비상 사태만을 대비할 뿐이었더니, 후세에는 관ㆍ진을 출입하는 사람들로부터 세금까지 징수하였다. 그러므로 《맹자》 진심하(盡心下)에,
“옛날에 관을 설치한 것은 난폭함을 막기 위한 것이었더니, 오늘날 관을 설치한 것은 난폭함을 하기 위함이다.”
라고 하고, 또, 양혜왕하(梁惠王下)에,
“문왕(文王)이 기(岐)를 다스릴 적에는 관문과 저자에서 조사만 할 뿐, 세금을 받지는 않았다.”
라고 하고, 또, 공손추상(公孫丑上)에
“관문에서 조사만 하고 세금을 받지 않으면, 천하의 여행자들이 모두 기꺼이 그 길로 통과하기를 원할 것이다.”
라고 하였다. 이 말은 아마 후세에서 폭란하는 것을 미워하고 선왕의 정치에 뜻을 둔 것이리라.
지금 우리 나라에서는 관ㆍ진이 있는 곳에는 모두 토지를 지급하여 진리(津吏)를 먹이고, 선척(船隻)을 준비하여 여행자들을 건너 주되 그들에게 세금을 징수하지는 않는다. 비록 문왕의 정치라 하더라도 이보다 나은 것은 없었을 것이니, 장차 원방의 여행자들이 기꺼이 그 길로 통과하기를 마치 맹자가 논한 것처럼 될 것을 보리라.
임진도(臨津渡)와 벽란도(碧瀾渡)는 경읍(京邑)에 매우 가깝기 때문에 특별히 별감(別監)을 보내서 조사를 하게 하니, 이것은 또한 경사를 존중하고 나라의 근본을 소중히 여긴 때문이다. 감히 사사로이 건너거나 행차를 머물게 하는 자가 있으면, 각각 형률로써 논할 것이다. 인정(仁政)을 근본으로 하고 간세(姦細)를 조사해야 한다. 관진편(關津篇)을 짓는다.
關津
古者。關津之吏。譏察出入。以備非常而已。後世從而征之。故孟子曰。古之爲關也。將以禦暴。今之爲關也。將以爲暴。又曰。文王之治岐也。關市譏而不征。又曰。關譏而不征。則天下之旅。皆悅而願出於其路矣。蓋惡後世之爲暴。而有志於先王之治也。今我國家關津所在。皆爲給田以食津吏。備船以濟行旅。而不征其稅。雖文王之政。蔑以加此。將見遠方之旅。悅而出其塗。如孟子之所論者矣。其臨津,碧瀾二渡。密邇京邑。特遣別監。以加譏察。亦所以尊京師重根本也。敢有私渡及留行者。各以律論。本仁政。詰姦細。作關津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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