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505)정도전 삼봉집 제14권 조선경국전 하(朝鮮經國典 下) /공전(工典) /노부(鹵簿)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8. 09:44

노부(鹵簿)

 

노부(鹵簿)는 존엄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안으로는 조회를 할 때나 밖으로는 행행(行幸)을 할 때에 만약 의장대가 좌우에서 시종하지 않는다면 누가 인주(人主)의 존엄을 알 수 있겠는가?

우리 나라에서는 유사에게 명하여 무릇 의위(儀衛)에 필요한 기상(旗常)ㆍ독모(纛旄)ㆍ산개(傘蓋) 등의 물건을 화려하게 만들어서 한 가지도 불완전한 것이 없게 하였으니, 아! 성대한 일이로다.

그러나 문물을 다 갖추는 것은 종묘나 교사(郊社)에 제사지낼 때에만 그렇게 하고, 그 외에는 간소하게 한다. 그것은 천지와 조상에게는 공경을 극진히 하고 자신의 처우에는 검소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분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주]기상(旗常)ㆍ도모(纛旄)ㆍ산개(傘蓋) : 기상과 도모는 왕이 조회할 때나 행행할 때 세워두는 기(旗). 산개는 햇빛을 가리기 위해 씌우는 양산.

 

 

鹵簿

鹵簿。所以示尊嚴也。內而朝會。外而行幸。苟無儀仗環侍左右。則孰知人主之尊乎。國家命攸司凡諸儀衛。曰旗常曰纛旄曰傘蓋等物。致其華麗。無一不完。吁盛矣哉。然盡文備物。當祭宗廟郊社則爲之。其餘則簡焉。所以致敬於天地祖宗。而自處以薄。此又不可不辨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