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기(兵器)
무비(武備)는 병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활과 화살을 넉넉히 갖추고/弓矢載張
방패와 창, 그리고 크고 작은 도끼를 지니고서/干戈戚揚
이에 바야흐로 길을 떠나도다/爰方啓行
라고 한 이것은 즉 문왕(文王)이 저거(徂莒 주대(周代) 변방민족의 하나)를 막기 위한 것이요,
“너의 갑옷을 잘 꿰매고, 너의 방패를 잘 손질하여 부정함이 없게 하고, 너의 활과 화살을 잘 준비하고, 너의 봉인(鋒刃)을 잘 갈아서 불선함이 없게 하라.”
고 한 것은 즉 노후(魯侯)가 서융(徐戎 주대 변방 민족의 하나)을 정벌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개 내간(內姦)을 진압하고 외구(外寇)를 방어하는 데 있어서 병기가 아니면 이를 실행할 수 없다. 왜냐하면 비록 맹분(孟賁 위(衛)나라 장사(壯士))이나 오확(烏獲 진무왕(秦武王) 때 장사)과 같은 무리일지라도 만약 병기가 없으면 맨주먹으로 전쟁에 나갈 수는 없는 것이고, 비록 겁이 많고 용기가 없는 무리일지라도 만약 갑옷과 투구를 입고 창을 가진 다음, 군중이 모여서 진을 이룬다면 적이 외축(畏縮)되어 감히 휘몰아 닥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힘세고 용감한 장부가 견고한 갑옷을 입고 예리한 병기를 가진다면, 이른바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임에랴? 그렇다면 기계(器械)를 어찌 수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 나라에서는 군기감(軍器監)을 설치하여 활ㆍ칼ㆍ갈래진 창ㆍ세모진 창ㆍ갑옷ㆍ투구ㆍ화약 등을 만들고, 기ㆍ북ㆍ꽹과리ㆍ징 따위까지 한 가지도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하여 반드시 매월 그믐에는 그 달에 만든 병기를 바치게 해서 무고(武庫)에 저장해 놓고 유사로 하여금 이를 지키게 한다.
또 각도의 도절제사(都節制使)에게 명하여 도내에서 주조한 병기가 혹시 근실하지 못함이 없는가를 감독하게 하고 있으니, 무비를 강구함이 이렇듯 지극하다.
兵器
武備莫大於兵器。弓矢載張。干戈戚揚。爰方啓行。文王所以遏徂莒也。善敹乃甲胄。矯乃干。無敢不弔。備乃弓矢。礪乃鋒刃。無敢不善。魯侯所以征徐戎也。蓋鎭壓內姦。捍禦外寇。非兵器。無以爲也。何者。雖孟賁,烏獲之徒。苟無兵器。不可以赤手而赴難。雖怯懦無勇之輩。苟使被甲胄執戈矛。群聚而成陣。則敵且畏縮。不敢長驅而進矣。況其仡仡勇夫。被堅執銳。則所謂虎而翼者也。然則器械可不修乎。我國家置軍器監。造弓劍戈矛介胄火藥等物。至於旗鼓鐃鐲之類。無一不具。必於每月晦。獻其月內所造。藏之武庫。有司守之。又令諸道都節制使。監督道內所鑄兵器。無或不謹。其講武備也盡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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