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옥상정원㉓ 가을 –
말하지 않았는데 어느덧 눈치 채곤
때 묻은 옷을 벗고 토라져 드러 누워
와중에 헤일수 없이 모아두는 먹이들
배달9216/개천5917/단기4352/서기2019/10/02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지금까지 몰라봤던 “구아바”
2) 6층 사시는 분이 선물한 “미니콩고”
3) 달걀같은 “사과대추”가 열렸는데 태풍“링링” 영향으로 낙과
4) 늦바람 피우는 “붉은 인동”
5) 가을의 전령사 포천구절초
6) 해안가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의 포말을 생각하게 하는 “해국”
7) 수줍어 몸둘 바 모르는 “아로니아”
8) 다시 피어나는 중인 “매발톱”
덧붙임)
(1)
옥상정원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대왕대추잎도 노오랗게 물들어가고
영산홍의 잎사귀도 가을을 재촉한다.
아로니아의 예쁜 잎사귀에도 부끄러운 홍조를 띄었다.
해국은 흰 포말이 일렁이는 파도가 그리운 듯
곧 그 해맑은 모습을 보이려고 엿보고 있다.
반송들도 묵은 잎을 노오랗게 물들이며
겨울로 들어가며 새봄에 새잎으로 갈아입으려 준비하는 듯하다.
(2)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풀들은 돌아 눕고
나무들은 옷을 벗고
동물들은 먹이를 모으려 분주라고
사람들은 긴 옷을 하나 둘 입고 겨울을 준비한다.
얼토당토않은 어거지임에도 자연은 그렇게 돌아간다.
어거지는 어거지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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