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성밖길29(우중산행2) –
들꽃 핀 녹음의 숲 살펴 볼 틈도 없이
어떠한 도모하려 뿌우연 커튼 내리고
드럼을 두들기면서 노래하며 춤추나?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6/1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29(우중산행2)(1)
지난 번 남옹성에서 본 기린초
북성벽을 이불처럼 드리웠으리란 생각에
비 예보에도 나선 길.
짙은 녹음에 묻힌 현절사에서 오른 동장대지.
그 아래 제3암문에서 성밖길로 나서니 예상대로
기린초가 온통 성벽에 이불처럼 장식.
야생의 쥐똥나무 진한 향을 맡으며 나아가다
제4암문에 다다르니 비가 쏟아짐.
배낭에 우산이 있었지만 살갗을 두드리는 비 맞으며 나아감.
줄딸기 열매, 할미밀빵, 큰까치수영, 으아리, 땅비싸리, 병꽃 씨방 등이 즐비한데
무엇보다도 오늘 보고 싶었던 큰제비고깔들이
무성한 몸체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북문-서문-천주사암문)까지의 조명공사에 해쳐진 가운데서도
꿋꿋이 늠름하게 솟아난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까지 하다.
지화문에서 행궁으로 가지 않고 덕운사 방면으로 하산하니
덕운사 아래 암굴 기도처에 촛불이 밝혀 있다.
(2)
모처럼의 우중산행.
들머리에 들자마자 쏟아지는 비는
어떠한 도모를 하려고
짙은 수목에 뿌연 커튼을 치고 대지를 두드리는가?
쏟아지는 빗소리가 드럼 치는 소리 같다.
그 드럼에 맞춰 수목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거기의 일부인 나는 흠뻑 젖은 줄도 모르고
그 장단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니
비가 그치며 날머리에서
해맑은 웃음을 웃는 아이들이 배웅하고 있었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6/1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현절사(13:45-13:50)
2) 멸가치 군락
3) 동장대지(14:10)
4) 북성벽은 기린초 천국(14:10-14:30)
5) 땅비싸리도 한창(14:30-14:50)
6) 큰까치수영은 다음 주 피어날 듯...
7) 병꽃 씨방
8) 으아리는 북성, 서성벽 곳곳 장식
9) 큰고깔제비꽃, 조명공사로 걱정했으나 예년의 자리를 지키고 있음.
10) 말냉이
11) 남문(16:15)
12) 덕운사 아래 기도처의 촛불(16:30-16:45)
13) 오늘의 여정(종로-현절사-동장대-3암문-북문-서문-남문-덕운사, 10km, 3시간, 천천히)
비의 나그네 / 송창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