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밖길43(단풍7, 22/10/27, 행궁-동장대-북문-서문-남문-남성-공예관, Billities OST / Sarah Brightman)
이름없는풀뿌리2022. 10. 28. 06:46
요즈음 – 성밖길43(단풍7) –
실수를 저지른 게 나쁜 건 아니란다.
빨개진 부끄러움 그것이 소중하지.
이제 곧 벗겨질 텐데 아니란 듯 왜 웃니?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10/2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43(단풍7)(1)
어제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다.
오랜 가을을 겪으며 느낀 건
단풍은 순간이지 어느 한 순간을 넘기면 져버리고 만다는 것을 알기에
웅크리고 있다가 자칫 단풍을 놓칠까 두려웠다.
北城 성밖길 복자기,
서성 산국,
남성 단풍,
공예관 단풍이 그리워
꽉 찬 버스로 도착한 행궁 앞.
북적이는 산객을 뒤로 하고 오른 현절사 뒷길은 한적.
근사한 동장대의 서어나무는 이미 잎을 떨어트렸다.
이렇게 순간을 놓치면 후회 막급.
그러고보니 서어나무의 단풍을 본
작년은 대단한 행운이었음을 이제야 알겠다.
철저히 예초된 北城 성밖길.
작년 같지 않은 단풍임에도 복자기는 우아한 공주 같은 자태.
이어서 西城의 큰꿩의비름의 말라가는 모습을 보다가
남문에 다다르니 수많은 산객들이 올라와 계셨다.
지칠 줄 알았는데 다리에 힘이 남아있어 남성으로 올라가니
南城 숲의 적단풍이 반겨주어 환호.
검단산길로 가는 공예관 뒷숲의 잘 물든 단풍.
4시간여 산행의 즐거운 보람.
(2)
누구든 살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실수가 부끄러워 빨개지고 곧 벌거벗고 사과한다.
그리고 모든 걸 버리고 스스로 내려온다.
요즘 단풍이 그렇다.
봄부터 가을까지 오는 동안
거센 비바람에 할퀴우고 때론 꺾이기도 했고
마침내는 이겼기에 여기까지 오긴 왔지만
돌아보면 아주 떳떳하지는 않았기에
부끄러워하며 빨간 홍조를 띄우고
사과하듯 모든 걸 스스로 내려놓는다.
하지만 그 수많은 위선과 기만과 독선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전혀 모르고
갑옷을 여러 겹 껴입고
눈 가리고 아옹하려는 뻔뻔한 위선.
그러한 행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10/2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행궁(12:50)
2) 현절사(13:10)
3) 현절사 뒷숲의 단풍나무, 생강나무, 개옻나무는 여기까지 왔는데 무엇이 부끄러울까?
4) 동장대지에서 봉암성 남한산 조망(13:30)
5) 동장대의 서어나무의 단풍을 보려 했는데 많이 떨어져 남아있는 몇 잎을 담아보다.
※ 5-1) 2021/10/30 동장대 서어나무 단풍
6) 예초된 北城 4암문 근처의 풍광
7) 청량산을 바라보며 나아가다.(13:50)
8) 사실 오늘 산행은 가을의 대명사 복자기가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9) 단풍나무보다도 아름답다는 가을의 여인 같은 복자기
10) 다시 뒤돌아 보며...
11) 바닥에 나뒹구는 복자기 낙엽조차 예뻣다.
12) 복자기 아씨여 이제 내년에 봅시다!!!
13) 역시 北門 근처의 단풍나무의 단풍은 복자기의 우아함에 못 미치는 듯...(14:10)
14) 西城의 산국
15) 西城을 현란하게 수놓았던 큰꿩의비름 잔영(15:00)
16) 담쟁이는 성벽을 넘으려고 애쓰고 있다.
17) 南門(15:40)
18) 남성의 숲 단풍은 그래도 아름답다.
19) 제2남옹성을 내려다보며 사념에 잠기다가...
20) 7암문을 나와 한양삼십리길 검단산 구간에서 본 괴불나무, 쥐똥나무(16:20)
21) 공예관 뒷숲의 생강나무, 나무수국(17:00)
22) 오늘의 여정, 약10km, 4시간, 천천히)
(행궁-현절사-동장대-4암문-북문-서문-남문-2남옹성-7암문-공예관)
Billities OST / Sarah Bright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