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산성길48(겨울 산) –
차가운 바람 막아 하얗게 덮어버린
괴랄한 巨惡들의 칙칙한 그림자 숲
이 땅을 버리지 않고 하늘이 낸 겨울 산!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1/1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괴랄(怪辣)하다 : 괴상하고 별나면서 악랄하다.
덧붙임)
산성길48(겨울 산)(1)
모처럼 나서 본 산성.
올려다보니 상고대가 있을 듯했는데
대신 다시 온 흰 눈에 푹 쌓여 있다.
나목이 들어찬
칙칙한 겨울 산을 흰옷으로 덮어주어
괴랄한 풍경을 달래주고 있다.
(2)
점점 드러나는
巨惡들의 음모와 실행.
하늘은 이 조그만 땅을 버리지 않아
신선한 리더를 보내어
눈멀어 보지 못하던 음모들을 보게 하고
그들의 욕심과 실행에 브레이크를 걸고
이제는 정의의 심판을 내리려 하고 있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1/1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집을 나서(12:10) 30여분 만에 오른 성남누비길 능선(12:40)
2) 경주김씨 묘원(13:00)
3) 남문(13:50)에 오르니 문득 240여년 전
여주 거둥길에 이 곳 남문루 오르신 28세의 정조가
신하들과 이 곳의 역사에 대하여 문답을 주고 받으며 논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위세당당한 노론 벽파의 신하들에 둘러쌓여
조금도 기죽지 않고 능행과 성조의식으로 제압하며 토론하는 박학다식한 정조의 모습을
그 때에도 수령 200년의 巨木이었던 저 아래 느티나무들은 똑똑히 지켜 보았을 터...
□ 정조실록 8권, 정조 3년 8월 9일 1779년
--- 상략 --- 남문루(南門樓)에 이르러 주필하여 시신(侍臣)에게 이르기를,
"이곳을 지나는 여느 사람도 모두 분완(憤惋)하고 강개하는데, 더구나 내 마음이겠는가?
이제 이 누각에 올라 남으로 오는 한길을 굽어보며
병자년을 상상하니 똑똑히 눈에 보이는 듯하다.
그때 김유(金瑬) 등이 강도(江都)로 이필(移蹕)하기를 청하여
성조께서 밤에 이 문을 나가다가 얼음이 미끄럽고 길이 험하여 말을 버리고 걷기까지 하여
옥체(玉體)가 편찮으시므로 회가(回駕)하여 성으로, 들어오는 것을 면하지 못하였는데,
이제 보니 이곳은 읍(邑)보다 낫지 못하다. 예전부터 파천(播遷)하는 괴로움이
어느 세대엔들 없으랴마는, 어찌 병자년처럼 창황하여 어쩔 줄 모른 때가 있었겠는가?
이제 비록 태평한 세월이 오래 되어 나라 안이 안녕할지라도,
편안할 때에 위태한 때를 잊지 않는 도리로서는 군신 상하(君臣上下)가
척연(愓然)히 흥기(興起)하고 감분(感奮)하여 서로 경계하고 힘써야 할 바이다.
그때 제장(諸將)이 각각 사문(四門)을 지켰는데, 남문은 구굉(具宏)이 지키면서
혹 출병(出兵)하여 접전(接戰)하기도 하여 참획(斬獲)이 많이 있었다."하매,
서유방이 말하기를, "이제까지도 성 아래 골짜기 사이에서
혹 철환(鐵丸)·전촉(箭鏃)을 얻는다 합니다."하였다. --- 하략 ---
(至南門樓, 駐蹕, 謂侍臣曰: "凡人之過此地者, 亦莫不憤惋慷慨, 況予心乎? 今登此樓,
俯臨南來之大路, 想像丙子, 歷歷如在限中。 其時, 金瑬輩, 請移蹕江都, 聖祖夜出此門, 氷滑路險,
至捨馬而步, 玉體不寧, 未免回駕入城。 今見此地, 不勝於邑。 從古播遷之苦, 何代無之,
而豈有如丙子之蒼黃罔措乎? 今雖昇平日久, 域內安謐, 而其在安不忘危之道, 君臣上下,
所當惕然興感, 互相警勉處也。 其時諸將, 各守四門, 而南門則具宏守之, 或出兵接戰, 多有斬獲矣。“
有防曰: "至今城下谿谷之間, 或得鐵丸、箭鏃云矣。")
4) 요새에 내린 흰눈(14:10)
5) 겨울산
6) 10암문(14:20)
7) 오늘의 산행(집-불망비-남문-남옹성-남장대-남문-약사사, 12:10-13:00, 약8km, 3시간)
IT'S COLD / EPIK HI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