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타래난초 –
번뇌의 바다에 둔 애기들 눈에 밟혀
오르다 내려앉아 주체못할 걱정들을
타래에 감아가면서 비손하는 영혼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7/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비손 : 두 손을 비비면서 치성을 드림
* 번뇌(煩惱) : 마음과 몸을 괴롭히는 욕망이나 분노 따위의 모든 망념(妄念)을 이르는 말.
덧붙임)
타래난초(1)
여간해선 잘 보여주지 않는
타래난초.
작년에 보았던 비밀의 공원 산소.
올해도 몇 개체 지난 주 보았는데 초점 미흡.
다시 올라 집중하여 숨 멎고 누르니 잘 잡혀온다.
더구나 자세히 살피니 숲 속에 무더기로 모여있다.
기분 좋은 탐방의 날.
(2)
아이들을 108번뇌의 바다에 두고
홀연히 떠나갈 수 없어
무덤가에서 번뇌를 타래에 하나하나 감다가
3-4년 걸려 다 감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저승으로 떠난다는 타래난초가
번뇌 하나하나를 타래로 꼬아 올리며
비손하는 두 손을 모으며 하늘을 향하고 있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7/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사실 2일 만에 산성에 오른건 지난 번 이 "타래난초"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2) 그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초점도 잘 잡히고 숨멎고 셔터 누르는 손가락이 너무 가볍다.
3) 또한 잘 보이지 않던 "타래난초"가 오늘은 수풀 사이로 무더기로 보였다. - 심봤다!!!
4) 한동안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서서 자세히 마주하다.
<<<다른 분이 본 타래난초>>>■ 타래난초
분류 : 외떡잎식물 난초목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분포 : 한국·일본·중국·타이완·사할린섬·시베리아 등지 (학명 : Spiranthes sinensis 'Pres' Ames)
서식 : 잔디밭, 논둑 (크기 : 높이 10∼40cm)
타래난초는 잔디밭이나 논둑에서 자란다. 높이 10∼40cm이다.
뿌리는 짧고 약간 굵으며 줄기는 곧게 선다.
뿌리에 달린 잎은 길이 5∼20cm, 나비 3∼10mm이고 주맥이 들어가며 밑부분이 짧은 잎집으로 된다.
줄기에 달린 잎은 바소꼴로서 끝이 뾰족하다. 꽃대는 줄기 하나가 곧게 서며 길이 5∼15cm이다.
꽃은 5∼8월에 연한 붉은색 또는 흰색으로 피고 나선 모양으로 꼬인 수상꽃차례에 한쪽 옆으로 달린다.
포는 달걀 모양 바소꼴로서 길이 4∼8mm이고 끝이 뾰족하다.
꽃받침조각은 바소꼴이고 길이 4∼6mm로서 점점 좁아진다.
꽃잎은 꽃받침보다 약간 짧으며 위꽃받침잎과 함께 투구 모양을 이룬다.
입술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으로서 꽃받침보다 길고 끝이 뒤로 젖혀지며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난다. 씨방은 대가 없다.
열매는 삭과로서 곧게 서고 타원 모양이며 길이 6∼7mm이다.관상용으로 심는다.
한국·일본·중국·타이완·사할린섬·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타래난초(for. albiflora)라고 한다.
타래난초의 전설
타래난초는 망자가 이승에서 못다 한 자식사랑이 발에 걸려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백팔개의 번뇌를 하나씩 꼬아가며 후손의 복을 빌어 준 뒤 구천으로 향하는 꽃으로
실타래처럼 번뇌를 백팔번 꼬고 때로는 벌과 나비로 환생한 조상님들로부터 격려를 받으며
꼬기가 끝나면 망자는 한을 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승을 떠난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주로 무덤가에 피어나는 타래난초는 한해에 30 ~~40 개 정도의 번뇌를
실타래 처럼 108번 꼬기를 마치려면 통상 3 ~~4년정도 걸리는데
108번을 꼬고 나면 타래난초는 더 이상 같은 자리에서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망자는 한을 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승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 108번뇌(煩惱)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인간의 눈, 귀, 코, 혀, 몸, 생각의 6가지 감각 기관에
그것을 느끼는 색, 성, 향, 미, 촉, 법 6개를 곱하면 36개가 되고,
그 번뇌들이 과거에도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하며,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기에 36x3=108가지가 됐다고 한다.
즉, 불가에서 말하는 ‘108 번뇌’ 라는 숫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 육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육경(六境) , 좋음.나쁨.평등이라는 호악평등(好惡平等),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가 끊임없이 작용하여 생긴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늘 느끼는 108가지의 느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육근은 우리 몸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며,
육경(六境)이란 육근(六根)의 대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육근(六根)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즉 눈, 귀, 코, 혀, 몸, 뜻을 의미합니다.
눈(眼根)으로 보여지는 대상인 모양과 빛깔을 색경(色境)이라 하고,
귀(耳根)로 들리는 대상인 소리를 성경(聲境),
코(鼻根)의 대상인 냄새를 향경(香境),
혀(舌根)의 대상인 맛을 미경(味境),
몸(身根)의 대상인 감촉을 촉경(觸境),
뜻(意根)의 대상인 온갖 생각을 법경(法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108개의 알로 염주를 만들어 돌리면서 삼보를 생각하면 108번뇌를 끊을 수 있다고 말하며
혹은 본래적 자신의 마음인 일심의 회복을 강조하기도 한다. 비단 염주 뿐만 아니라
종종 절에서 행하는 특수한 기도법인 '108배' 또한 바로 이 108가지 번뇌를 순환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다.
기도하며 절을 하는 것이 은근히 고통스러운 행위이고 따라서 108개의 번뇌를 해소하려면
기도 및 절을 108번 올려서 그 고통으로 108개의 번뇌가 가져다주는 고통을 상쇄한다고 한다.
Shadows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