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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8 퍼시비어런스화성착륙 / 한국 과학자, 지진파로 화성 지각 구조 밝혔다 / 37억년 전, 화성에도 바다 있었다

이름없는풀뿌리 2018. 3. 20. 12:17

 

한국 과학자, 지진파로 화성 지각 구조 밝혔다

화성 착륙선 인사이트 작년 지진 두 건 감지
지각 통해 전달되는 표면파 첫 포착
예상보다 지진파 전달 속도 빨라
용암층 사이 지하수대 있을 가능성도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2.10.28 06:23
지난해 하반기 인사이트 착륙선에서 수천km 떨어진 지점에 운석이 충돌하면서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지진파는 지구 내부로 전달되는 P파, S파가 같은 실체파가 아니라 지각으로 전달된 표면파였다. 과학자들이 이를 분석해 화성의 지각 구조를 밝힐 수 있었다./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화성에서 포착한 지진을 통해 지각(地殼)의 밀도가 예상보다 높다는 사실을 한국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혔다. 운석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충격파가 단단한 물질과 부딪혀 지금까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리 전달됐다는 것이다. 지진 관측 결과는 앞으로 화성의 내부 구조를 밝히고 행성의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지구물리연구소의 김도연 수석연구원 연구진은 2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인사이트(InSight) 착륙선이 화성에서 포착한 두 건의 지진파를 통해 지각이 어떤 상태인지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페인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지구 밖에서 표면파 첫 관측

인사이트는 2018년 11월 27일 화성의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했다. 과거 화성 탐사선이 주로 물과 같은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화성의 지표면을 돌아다녔다면, 인사이트는 제자리에서 프랑스와 영국이 개발한 지진계로 지진파를 포착해 화성의 내부 지각과 핵을 연구하고 있다. 김도연 박사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24일 운석 충돌로 규모 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충격파가 인사이트 착륙선에 초속 3.2㎞로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 나사의 화성 정찰 궤도선(MRO)은 당시 인사이트 착륙지에서 3500㎞ 떨어진 지점에 운석이 충돌하면서 지름 150m인 거대한 충돌구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이날 미국 말린 우주센터 연구진은 운석 충돌을 MRO 탐사선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도 사이언스에 함께 발표했다. 당시 5~12m 길이 운석이 화성에 충돌했다. 지구라면 대기와 마찰로 불타 사라졌겠지만, 화성의 대기는 밀도가 지구의 1%에 불과해 아무런 제동도 하지 못했다. 운석 충돌로 생긴 충돌구의 깊이는 21m이고, 당시 분출된 파편은 37㎞까지 날아갔다.

지난 3년 간 인사이트가 화성에서 1300회 이상 지진을 감지했지만 대부분 착륙지 아래 맨틀이나 그 밑 핵에서 전달되는 지진파인 실체파(body wave)만 포착했다. 반면 지난해 말 포착한 지진파는 먼 곳에서 화성 표면의 지각을 통해 전달된 표면파(surface wave)라는 점이 달랐다. 지구 이외 천체에서 표면파가 포착되기는 처음이었다. 아폴로 탐사선도 달에서 표면파를 포착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18일 인사이트에서 7460㎞ 거리에서 운석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발생한 두 번째 표면파도 포착했다.

이번에 포착된 표면파는 과거 인사이트가 착륙한 지점 바로 아래 지각에서 포착한 지진파로 예측한 표면파보다 속도가 빨라 밀도가 더 높은 곳을 지나왔음을 보여줬다. 김도연 박사는 “지금까지 화성 지각에 대한 지식은 인사이트 착륙지 아래에서 측정한 지진파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이제 인사이트 착륙지 아래의 지각은 화성의 일반적인 지각 구조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4일 운석 충돌로 생성된 지름 150m의 충돌구. 이 충돌로 규모 4의 지진이 발생했다. 충돌 당시 파편이 37km까지 날아갔다(D)./미 말린 우주센터

화성 지각에 지하수대 가능성도

지각은 행성 초기 맨틀과 용암의 역동적인 작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려줄 수 있다. 또 수십억 년 동안 운석 충돌의 역사도 보여줄 수 있다. 연구진은 지진파를 통해 표면 아래 5~30㎞ 깊이의 지각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용암이 굳은 화성암은 퇴적암보다 지진파가 빨리 전달된다. 실제로 두 번의 운석 충돌 지점과 착륙선을 잇는 경로는 화성의 북반구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 중 하나를 지난다.

특히 지진으로 발생한 표면파가 빠른 속도로 이동한 것은 과거 용암이 흘렀던 곳 아래로 지하수면이 있을 가능성도 제시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단단한 물질 사이를 물이 채우고 있으면 전체 밀도를 높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의 남반구와 북반구가 왜 그렇게 다른지 밝히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화성의 남반구는 운석 충돌구로 뒤덮인 고원이지만, 북반구는 대부분 과거 바다로 추정되는 평평한 저지대이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도메니코 지아르디니 교수는 “화성의 깊은 내부 구조를 알지 못해 남·북반구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다”며 “이제 그 차이를 밝히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북반구의 지각은 지금까지 생각처럼 서로 다른 물질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화성의 인사이트 착륙선은 연말 작동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전지판이 먼지로 덮여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8년 사진(왼쪽)과 올 4월 찍은 사진(오른족)을 보면 먼지가 얼마나 쌓였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NASA

올 5월 포착한 최대 규모 지진도 분석

연구진은 앞으로 올 5월에 인사이트가 포착한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파를 분석할 예정이다. 이 지진파 역시 지각으로 전달된 표면파였다. 김 박사는 “이번 지진파는 이전보다 더 깊은 90㎞깊이의 지각으로 전달돼 더 많은 정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진은 인사이트가 작동을 멈추기 전에 대형 표면파를 포착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인사이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착륙선은 태양 전지판이 만든 전기로 작동한다. 최근 전지판에 먼지가 많이 쌓이면서 동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중국 남방과기대의 양 잉지에 교수는 이날 사이언스에 같이 실린 논평 논문에서 “인사이트가 오는 12월 작동을 태양전지판에 먼지가 쌓여 작동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미 인사이트가 포착한 지진 정보를 계속 분속하면 화성의 구조에 대해 더 많은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연 박사는 연세대를 나와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코넬대와 메릴랜드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으며 지난해부터 취리히 연방공대 지구물리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화성의 지진파를 분석해 지각 구조를 밝힌 김도연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지구물리연구소 수석연구원./김도연

참고자료

Science, DOI: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q7157

Science, DOI: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q7704

 

37억년 전, 화성에도 바다 있었다

김진호 기자 입력 2018.03.20. 07:25

지구보다 약 5억년 늦은 40억년 전 탄생한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것은 학계의 공통 의견이다. 화성의 탄생과 동시에 바다도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약 37억년 전에는 지구처럼 완성된 형태의 바다가 존재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화성에 액체(물)로 이뤄진 바다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측은 우주로 날아가 버린 것으로 예측되는 바다의 양과 지각 속 영구 동토층 내 숨겨진 물의 양, 극지방의 만년설을 모두 합해도 바다를 이룰 만큼 충분한 양의 물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구보다 약 5억년 늦은 40억년 전 탄생한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것은 학계의 공통 의견이다. 하지만 ‘물의 양이 바다를 형성할 정도로 충분했는지’ 그리고 ‘바다가 있었다면 언제 있었는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돼 왔다. 그런데 최근 화성 내 바다의 존재 여부와 생성 시기를 설명하는 새로운 가설이 제시됐다. 화성의 탄생과 동시에 바다도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약 37억년 전에는 지구처럼 완성된 형태의 바다가 존재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지구및행성과학과 마이클 맨가 교수팀은 19일(현지시각) 화성에서 가장 큰 화산지형인 타르시스 고원이 생길 때 바다도 함께 만들어졌으며, 타르시스 지역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그 크기가 축소됐다고 19일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doi:10.1038/nature26144). 타르시스 지형 생성이 완료된 뒤 바다가 생겼다는 기존 학설보다 형성 시기가 수억년  빨라진 것이다. 

사실 ‘화성에 바다가 있었느냐’란 물음에 명확한 해답은 제시된 바 없다. 화성에 액체(물)로 이뤄진 바다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측은 우주로 날아가 버린 것으로 예측되는 바다의 양과 지각 속 영구 동토층 내 숨겨진 물의 양, 극지방의 만년설을 모두 합해도 바다를 이룰 만큼 충분한 양의 물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화성의 화산지대인 타르시스(Tharsis)지역의 모습이다-NASA화성의 화산지대인 타르시스(Tharsis)지역의 모습이다-NASA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팀은 화성 북반구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거대 화산지형 타르시스(Tharsis) 지역에  주목했다. 타르시스는 높이가 에베레스트산의 2.5배로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올림푸스몬스 화산 등 거대한 순상화산 4개를 포함한 곳으로, 37억년 전 완성된 지름 2500km의 돔 형태 고원이다. 

맨가 교수는 “타르시스 내 화산에서 뿜어져 나왔던 가스 등의 물질이 과거 화성의 전체 온도를 높여 얼음만 존재했던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생길 수 있었다”다며 “북부 평지를 채울 정도의 바다도 이때 함께 만들어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한 화산 활동 작용이 화성의 지각 아래 분포하던 얼음을 녹여 충분한 물이 생성됐으며, 화산이 터질 때 발생한 힘으로 곳곳에서 지형의 틈새가 생겨 지하수가 표면으로 올라오게 됐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화성의 해안선이 지구처럼 일정하지 않고 1km 안팎으로 높낮이가 들쭉날쭉한 것도 타르시스 지형과 바다가 함께 형성된 증거라고 봤다. 타르시스 지형 생성 초기와 후기 두 가지 형태의 바다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추정이다.

-University of California-University of California

이에 따르면 40억년 전 화성 탄생과 동시에 타르시스 지형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물이 모였다. 그 결과 ‘아라비아(Arabia)해’라 불리는 바다가 생겼고, 그 부피는 4억 1000만km3에 달했다. 자전 축이 변할 정도로 화산 폭발이 극심했던 이후 3억 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해안선이 지역별로 쉴새없이 뒤틀렸다. 약 37억년 전부터 1억년에 걸쳐 화산 활동이 점차 잠잠해지면서 부피가 절반이하인 1억 2000만km3로 줄어든 후기 바다인 ‘듀테로니우스(Deuteronilus)해’의 형태가 완성됐다는 결론이다. 논문 제1 저자인 로버트 시트론 연구원은 “기존 학설보다  바다형성 시기가 수억년 이상 빨리 시작됐던 것”이라며 “늦어도 타르시스가 완성된 약 37억년전에는 이미 바다가 완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