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時間의 捕蟲網에 붙잡힌 우울한 夢想이여
- 장석주(張錫周) -
Ⅰ
新生의 아이들이 이마를 빛내며
東편西편 흩어지는 바람 속을 질주한다
짧은 겨울 해 덧없이 지고
너무 오래된 이 세상 다시 저문다
인가 近處로 내려오는 죽음 몇 뿌리
소리 없이 밤눈만 내려 쌓이고 있다
Ⅱ
회양목 아래에서
칸나꽃 같은 女子들이 울고 있다
증발하는 구름 같은 꿈의 毛髮,
어떤 손이 잡을 수 있나
Ⅲ
밤이 오자 寂寞한 온천 마을
靑과일같은, 달이 떴다
바람은 낮의 처마의 불빛을 흔들고
우리가 적막한 헤매임 끝에
문득 빈 수숫대처럼 어둠 속에 설 때
가을 山마다 골마다 滿月의 달빛을 받고
하얗게 일어서는 야윈 물소리.
Ⅳ
어둠 속을 쥐떼가 달리고
공포에 떨며 집들이 긴장한다
하나의 성냥개비를 켤 때
또는 타버린 것을 버릴 때
더 깊고 단단하게 확인되는 밤
쥐떼의 탐욕의 이빨이 빛나고
피묻은 누군가의 꿈이 버려져 있다
Ⅴ
하오 3時, 바다는 銀盤처럼 빛난다
흰 공기 속을 통과하는 햇빛의 靜寂
바람이 분다, 벌판에
흰 빨래처럼 처박힌 저 어두운 바다가 운다
포악한 이빨을 드러내는 바다, 하오 4時
위험한 時間 속으로 웃으며 뛰어드는 아이들
Ⅵ
電波는 다급하게 태풍경보를 예보하고
탁자의 유리컵에는 바다가 갇혀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폐쇄된 全海岸
새파랗게 질린 풀들이 울고 그 풀들 사이에 누군가의
거꾸로 처박힌 全生涯가 펄럭거리고 있다
오, 病든 魂,
아이들은 폭풍 속을 뚫고 하얗게 떠 있는 바다로 달리고,
내 붉은 피톨은 쿵쿵 혈관을 뛰어 다니며 울부짖고 있다
Ⅶ
햇빛 그친 낡은 문짝에 쇠못들이 박혀 녹슬고 있다
잊혀진 누군가의 이름들
Ⅷ
바람은 오늘의 풀을 흔들며 지나가지만
흙 속의 풀의 흰 뿌리는 다치지 못한다
Ⅸ
통제구역 팻말이 꽂혀 있다
끝없이 거부하며 어둠으로 쓰러지고
풀뿌리 밑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잠들곤 했다
팻말 뒤에서 펄럭이는 막막한 어둠
어두운 窓 너머 벌판에는 비가 뿌리고
잠자면서도 절벽을 보았다, 밤마다
時間, 오오, 가혹한 희망과 다정한 공포여
소멸의 이마를 스치는 푸른 번개
서치라이트의 섬광만 미친 짐승처럼
이빨을 번득이고
나는 꿈속에서도 필사적인 질주를 하며
땀을 흘리고 울었다
아, 1975년 여름
절벽에 부딪혀 산산이 튀어 오르는
파도 조각처럼 부서지고 싶었다, 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