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에서 자운봉에 이르는 능선의 암릉미
(1)
서울로 이사 온 뒤로
불(불암산)수(수락산)사(사패산)도(도봉산)북(북한산)을 탐방하려던 차
불수사도북 中 아직 가보지 못한 사패산, 도봉산에 대하여
08/2/2(토),
나 홀로
베낭에 과일 몇 개, 보온병에 따뜻한 물,
그리고 아이젠을 준비하고
전철로 이동, 회룡역에 도착하니 10:40분.
(2) 회룡골 입구-회룡골재(사패능선)
(11:00-12:00, +60=60분, +2.5=2.5km)
처음 와 보는 길이지만
산님들을 따라 이동하니 회룡골 입구에 쉽게 다다를 수 있었다.
지도를 보니 여기서 범골능선으로 달라붙어야지만
사패산에 쉽게 다다를 것 같은데
어느 산님이 말씀하시길 회룡골을 거슬러 올라가
사패능선에 도달한 후 능선을 따라 가면
아주 쉽게 갈 수 있다고 하여
재미는 없겠지만 그 분의 말씀대로 하기로 하다.
초행일 뿐더러 도봉 주릉까지 가려면
너무 늦은 출발이었기 때문이었다.
회룡계곡길은 그저 완만함의 연속인데
하얀 눈이 아직 계곡에 가득 점령하고 있어
새하얀 설경을 연출하고
의정부 지역이어서 그런지 한적함까지 더하여
모처럼의 고즈넉한 산행을 즐기노라니
그러한 느슨한 사색을 책망이라도 하듯
급경사가 나타나며
끝없는 鐵階가 이어진다.
된비알을 견디니 쉽게 사패능선에 올라설 수 있었는데
거기를 회룡골재라 한다고 하며
여기서 사패산이 1.2km,
송추 입구가 1.6km,
도봉 상봉인 자운봉이 2.5km라고 이정목이 손짓한다.
(3) 회룡골재(사패능선)-사패산(552m), 점심-회룡골재왕복
(12:00-12:30(점심-12:50)-13:10, +50=110분, +1.2+1.2=4.9km)
사패산으로 가는 능선은
내 좋아하는 향적산 능선, 혹은 만인산, 갑하산 능선의 느낌이다.
도봉의 북쪽 끝자락답게 버섯형상의
회룡바위, 삿갓바위등이 연이어 출현한다.
어느 조망처에 바라보니
병풍같은 장엄한 바위 위의 정상부에
모여있는 산님들이 깨알같다.
그 병풍 같은 정상부에 달라붙으니
의외로 너무 쉽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
멀리 흐릿한 인수봉, 만경대, 백운대로부터
도봉의 주릉을 향하여 달려가는 여성봉능선,
그리고 오봉능선,
또한 상봉인 자운봉, 선인봉, 만경봉을 향하여 달려가는
발 아래 사패능선과 연이은 포대능선의 장엄함.
그야말로 일만이천봉 금강산이 부럽지 않은
대자연의 파노라마요, 축복이다.
사패산 정상에서의 조망 - 잊지못할 장쾌한 추억이 될 것이다.
답답한 사람은 꼭 사패산을 오르라 권하고 싶다.
그 멍석을 펼쳐놓은 마당같은 정상부 마당바위에서
옆에서 어느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하느라 부산하건 말건,
수 많은 등산객이 왁자지걸하거나 말거나
옆으로 이 사패의 허파를 뜷고 지나가는
시원한 서울 외곽순환도로와
삼각산과 도봉주릉의 실루엣 아래
북사면에 흰눈을 하얗게 뒤집어 써서
기어가는 실핏줄 같이 드러난 도봉의 살숲을 내려다보노라니
시장기가 스며 와 간단한 요기를 하고 일어선다.(12:30-12:50)
회룡골재로 돌아오니
갈 땐 30분 걸렸는데 올 땐 20분 소요다.
그러나 잠시도 멈출 수 없다.
사패산 정상에서 가늠해 본
도봉의 실루엣을 보건데 예사롭지 않고
이럴 경우 2.5km란 거리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4) 회룡골재-사패능선-포대능선-자운봉(739m)-신선대
(13:10-15:30, +140=250분, +2.5=7.4km)
회룡골재까지는 아이젠 없이 진행하였는데
사패산에서 상봉까지 200여m의 표고차가 가늠되어
짐작은 했지만 역시 빙설이 깔려 있어 아이젠을 착용키로 하다.
기암의 모퉁이를 돌면 또 기암이요,
奇峰이 연속된다.
하지만 능선길이므로 나아기에 어려움은 없다.
문득 뒤돌아 보니 멀리 사패산이
벗겨진 이마를 오후의 햇볕 아래 한껏 잘생긴 모습으로 뽐내고
도봉의 숲 여기저기 솟아오른 암봉들 또한
무언가 살펴보려고 고개를 들어보려 하고 있는 것 같다.
드디어 된비알을 오르니 한 봉우리에 올랐는데
원효암에서 오르는 길과 마주치는 649봉이다.
여기서 부터 암릉구간인 포대능선이 시작되는가 보다.
649봉에서 뒤돌아 보는 지나온 길 또한 장엄한 서사시다.
건너편의 수락산에서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또한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한다.
이 시간, 거기에서 도봉을 바라보는 산님들 또한
선인봉, 만경봉, 자운봉의 우람한 바위를 바라보며
감탄을 자아내고 있겠지.
마지막 남아있는 시커먼 포대 토치카에서 바라보는
상봉의 아랫도리가 급전직하로 추락하여가는데
오후 햇살의 逆光으로 더욱 시커멓게 보여
한층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상봉이
사이사이 흰눈이 장식하고 있어 아름다움이 더하는 것 같다.
지도상에는 655봉, 657봉이 이어지는데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고실고실한 포대능선은 흡사 내 자주 오르던 계룡산 자연성릉 같다.
포대능선을 내려오니
지옥으로 떨어지는 자운봉 아래 Y계곡이다.
마치 지옥으로 내려가는 길 같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젠을 벗고 내려가는 것이 편할 것 같아 벗어 베낭에 걸었다.
밑 바닥에 도달하여 올려다 보니 수직의 암벽에 숨이 막힌다.
신선대에 도달해서야 안 사실인데 Y자 처럼 깊은 계곡이라 하여 명명하였으며
우회로가 있다는데 우회로를 몰라 Y계곡의 쇠줄을 붙잡긴 했지만
아마 우회로를 알았어도 이 길을 택하였을 것이다.
그야말로 수직의 깊이가 한량없는 Y계곡,
그 암릉의 수직의 깊이와 높이를 느껴보며
미끄러운 암릉을 기어오르니 무명봉.
다시 펼쳐지는 일망무제.
몇 몇 산님이 자일을 가지고 올라 있다.
맨 손으로 오른 나를 잠시 바라보는 그들 뒤로
자운봉에도 맨 손으로 오른 산님 한 분이 계시다.
우뚝 선 모습이 늠름하다.
파란 하늘에 그의 S라인의 미끈한 자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리를 내려다 보며 그도 역시 손을 흔든다.
주위에서 지르는 탄성의 함성들.
수직의 자운봉에 오른 클라이머를 본 것도 행운이었다.
거기서 10여분 머무르며 자운봉을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무명봉을 내려와 다시 쇠줄을 잡으며
신선대에 오르다.
신선대에서 뜯어보는 자운봉.
다시 새로운 경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발 아래 선인봉, 만경봉을 자식처럼 거느리고
정교한 탑처럼 지어올린 자운봉.
어느덧 거기 오른 산님도 내려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바쁘지 않아 10여 분 머무르며 동양화 같은 암봉들을 감상한다.
(4) 신선대-주봉(675m) 안부-거북샘-보문능선-도봉안내소
(15:30-17:00, +90=340분, +3.1=10.5km)
신선대에서 내려와 도봉 주릉 방향의 主峰으로 가는데
부부 한쌍이 왼쪽 도봉 산장 방향이라며
이정표도 없는 급경사의 오솔길로 내려 가신다.
시간을 보니 16:00.
도봉주릉, 오봉등은 다음 주로 아껴두고 그들 뒤를 따르다.
서울에서 만나기 힘든 한적한 이 길은
언젠가 아내와 같이 또 올 길로 입력한다.
그들 부부가 어느 옹달샘 앞에 다다라 물을 마신다.
꿀맛이다. 빈병에도 가득 담아 본다.
지도에 보니 거북샘이 아닌가 한다.
그들 부부가 마당바위라 이르는 곳에 다다라 도봉의 능선을 감상한다.
그들을 뒤로 하고 내달으니 계곡길인데
위 쪽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나 올려다 보니 능선길이 있는 것 같다.
나중에 보니 보문능선인 것 같았다.
다시 능선에 올라 바라보니
숲 사이로 모습을 보이는 선인봉이 인수봉 만큼이나 아름답다.
거기서 흘러내리는 다락 능선도 언젠가 한번 타 보고 싶도록 아름답다.
허위허위 능선을 내려오니
도봉 서원이 보이고 광륜사가 보이는데
여기서 부터 형성된 상가. 계룡산의 동학사 초입과 비슷하다.
상가 앞에 알몸으로 널부러진 과메기, 메추리, 삼겹살
그들의 뼈와 살의 단백질이 타는 누린대가
모처럼 대자연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켠
나의 허파를 다시 오염 시킨다.
구역질이 난다.
길고 험난한 산행으로 허기질텐데
이상하게 구역질이 난다.
도사가 되려나?
아무튼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죽어가는 동물들이 불쌍하다.
주지육림이 싫다.
그러한 파렴치한 행위를 절간 앞이나 들머리, 날머리
혹은 山中에서 저지르는 인간사가 싫다.
다시 도봉주릉과 오봉을 그리워하며...
배달9205/개천5906/단기4341/서기2008/2/2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 디카를 준비하지 못하여 폰카로...
* 폰카로도 남길 수 있슴에 감사하며...
덧붙임)
1. 사패산 정상이 보이고...
2. 사패산 하단부 갓바위
3. 사패산 정상 북한산, 도봉산 조망 - 맨 뒤 삼각산, 그 앞 오봉, 상봉, 포대능선, 사패능선
[다른 분이 본 사패 정상 조망]
4. 바로 이 사패산의 심장부를 뚫고 지나는 외곽순환도로
5. 사패능선에서 바라 본 자운봉 방향
6. 사패능선상의 풍광
7. 지나온 길, 멀리 사패산의 하얀 이마
8. 사패능선 주변 풍광, 건너편 수락산, 불암산
9. 다가오는 상봉의 모습 - 선인봉, 만경봉, 자운봉
10. 뒷편 다락능선
11. 물개바위
12. 무명봉
13. 상봉은 점점 다가오는데 그 사이에도 수많은 무명봉이...
14. 지나온 길, 멀리 사패산, 중간 수많은 갓바위
15. 포대능선으로 오르는 길
16. 사패를 뚫고 수락을 뚫고...
17. 포대능선에서 일별한 자운봉, 만경봉, 선인봉
18. 무간지옥으로 떨어지는 Y계곡
19. 자운능선에서 바라 본 주변 절경
20. 앗! 자운봉에 오른 산님!
21. 자운봉을 지나며...
22. 신선대에서 본 자운봉
[다른 분이 본 오봉 모습] - 다음 주를 기약하며...
23. 마당바위에서
24. 보문능선에서 본 선인봉
[걷는돌님이 본 아름다운 도봉 원경]
Joseph Mcmanners - Walking In
The Air
We"re walking in the air
우리는 하늘을 걷고
있어.
We"re floating in the moonlit sky
우리는
달밤에 떠 다니고 있지.
The people far below are sleeping as we fly
우리가 나는 것처럼 아래의 사람들도 잠자고 있구나.
I"m holding very tight
나는 꽉 잡고
있지.
I"m riding in the midnight blue
나는 짙은
푸른색의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지.
I"m finding I can fly so high above with you
나는 당신과 함께 멀리 날 수 있다는 걸 알았지.
Far across the world
세계를 지나며,
The villages go by like trees
마을이
나무처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the rivers and the hills
강과
언덕도...
The forest and the streams
숲과 시냇물도,..
그렇게 보이지.
Children gaze open mouth
아이들은 입이 벌어진 채
이곳을 응시하지.
Taken by suprise
놀라움에 말이야.
Nobody down below believes their eyes
우리 밑에 있는 아무도 그들의 눈을 믿지 못하지.
We"re surfing in the air
우리는 하늘의 파도와도
같아.
We"re swimming in the frozen sky
우리는
차가운 하늘에서 수영하고 있지.
We"re drifting over icy
우리는 얼음 위로 떠내려 가고 있어.
mountains floating by
산들도 떠내려 가고
있구나.
Suddenly swooping low on an ocean deep
갑자기 바다 깊은 곳으로 하강해서
Arousing of a mighty monster from its sleep
강력한 괴물을 잠에서 깨워 버렸지.
We"re walking in the air
우리는 하늘을 걷고
있어.
We"re floating in the moonlit sky
우리는
달밤에 떠 다니고 있지.
And everyone who sees us greets us as we fly
우리를 보는 모든 사람이 우리가 나는 것처럼 기뻐해 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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