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를 찾아가기에는 사시사철 아무 때라도 좋다.
그래도 일 년 열두 달 중에서 딱 한 달만 고른다면 역시 동백꽃 피는 4웥이 가장 좋다고 한다.
어느 곳인들 4월의 봄빛이 아름답지 않으리요마는 특히 선운사의 4월은
동백꽃으로 불타오른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찾은 계절은 여름의 끝무렵 가을의 초입이였다.
[천연기념물 제 367호 선운사 입구 고창 삼인리의 송악]
이 나무는 둘레가 80cm에 이르고 높이가 15m나 되는 고목이다.
내륙에 자생하는 송악중에서 가장 큰 나무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황록색 꽃은 10~11월에 피며, 짧은 가지 끝에 여러개가 둥굴게 모여서 달린다.
약용으로 쓰는 송악은 본래 따뜻한 지역에서만 자라는 늘푸른 덩굴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의 섬이나 해안지역의 숲속에서 주로 자라며, 동해는 울릉도까지,
서해는 인천 앞 바다의 섬들가지 퍼져 있으며, 내륙에서는 이곳이 송악이 자랄 수 있는
가장 북쪽이라 한다.
남부지방에서는 송악을 소가 잘 먹는 풀이라고 해서 소밥이라고 부르며,
이 나무 밑에 있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안내판 참조>
[선운사 법당]
한 낮의 태양이 아름드리 느티나무. 단풍나무. 곧게 자란 편백나무 사이로 빛을 내리비취는
숲과 맑은 계곡 물줄기를 따라 여유롭게 이어진 길을 걸어올라갔다.
주변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다보니 언제인지도 모르게 선운사 경내에 들어섰다.
[선운사 대웅전앞에서]
한창 번창했던 시절의 선운사는 89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3,000명의 승려가 머무르던
대사찰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천왕문.만세루. 대운전.영산전 등 당우 10여 동과 암자 네곳만 남을 정도로
사세가 크게 위축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집의 규모는 모자라거나 넘치지도
않거니와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초라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산사다운 그읏한 멋과 소박한 정취가 오롯이 살아있었다.
특히 다른 건물들을 짓고 남은 목재로 지었다는 만세루와 형형한 눈밫이 섬뜩한 천왕문의
음녀상은 오래도록 앚히지 않는 이 절의 명물이라 한다.
한창 꽃이 피어 만발한 배롱나무(백일홍)앞에서 기념으로 한장 찰칵!
[동백숲으로 둘러쌓인 법당]
사실 선운사는 절 자체보다도 동백숲(천연기념물 제184호)이 더 유명하다.
동백숲은 대웅전과 나란히 앉은 건물들 뒤쪽의 산비탈에 자리잡고 있는데,
윤기 흐르는 동백잎이 햇살을 받아 늘 반짝이기 때문에 멀리서도 쉽개 눈에 띈다고 한다.
특히 우람한 느티나무와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든든하게 뿌리를 내린 선운사 초입의
숲길은
깊고 은은한 멋이 있었다.이 멋스러 곳을 다음날 또 다시 여길 찾을 수 있을까?
[가을이 깊어가는 사찰]
춘사월의 동백 못지않을 정도로 배롱나무꽃(백일홍)이 동백대신 핏빛 그리움을
산천을 향해 뿜어내고. 선운산(355m)은 일명 도솔산으로도 불리는데,
숲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이 많아서 예로부터 "호남의 내금강" 이라 불릴 만큼
풍광이 빼어났다 한다.
냇가를 끼고 줄곧 가던 오솔길이 산중으로 꺽어질 무렵의 길가에 민불이 서 있었다.
품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한 체구와 해맑은 웃음을 머금은 둥근얼굴,
그리고 고개를 갸우뚱한 체로 두 팔을 가슴에 얹은 모습이 천진스럽고 귀엽다.
[민불앞에서]
어느 돌부처에서나 볼 수 있는 위엄은 온데간데없고 한없이 밝고 꾸밈없는 표정만
고스란히 남아있어 바라보는 이들마다 입가에 미소가 머금게 한다.
권위적인 모습은 모두 배제시키고 피붙이처럼 친밀감이 느껴지는 얼굴의 절대자를
형상화한것 그것이 바로 민불이라고 한다.
검단스님의 창건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본래 선운사의 자리는 용이 살던 큰 못이었는데 검단스님이 이 용을 몰아내고 돌을 던져
연못을 메워나가던 무렵 마을에 눈병이 심하게 돌았다고 한다.
그런데 못에 숯을 한 가마씩 갖다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이 낫곤 하여 이를 신이하게 여긴
마을사람들이 너도나도 숯과 돌을 가져옴으로써 큰 못은 금방 메워지게 되었다.
이 자리에 절을 세우니 바로 선운사의 창건이다.
검단스님은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雲]에 머무르면서 갈고 닦아 선정[禪]의 경지를 얻는다"
하여 절 이름을 '禪雲'이라 지었다고 전한다.
[백년사]
선운사 본당 옆 산 중턱에 있는 이곳은 절이 아니고 사당이라고 한다.
지금은 불타고 담과 대문만이 남아 있는것을 옆지기가 디카에 담아왔다.
두번이나 방문한 선운사 처음에도 그 유명하다는 동백은 보지 못하고 이번역시....
근래에는 가을이 깊어갈 즈음 붉은빛의 상사화가 선운사를 대표하는 꽃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꽃도 인연이 닿지 않아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꽃무릇을 석산이라고도 하며,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먼저핀 잎이 다 떨어지고
난 후에야 꽃이 피니, 상사화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가고 나서야 만개하겠지...꽃말처럼 우린 상사화가 되어버렸지만,
불타듯 붉게 타오르던 배롱나무(백일홍)꽃이 마음의 서운함을 달래주었다.
선운사를 생각하면 내 맘에는 배롱나무 꽃이 만발해 나를 손짓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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