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sr]산행,여행

충북알프스 상학봉-묘봉 산행기 - 2006.7.2(일)

이름없는풀뿌리 2015. 9. 14. 14:48

1. 일시 및 인원 :  2006.7.2(일),  2명 (김정국, 본인)

 

2. 코스

 

         산행 기점 :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 서부식당

         산행 종점 :                     운흥2리 용화초등학교

 

         운흥1리 -> 토끼봉 -> 상학봉(862M) -> 묘봉(874M) -> 북가치 -> 절골 -> 주차장 -> 운흥2리

               (아래 지도의 반대 방향)

 

상학봉-묘봉_지도.jpg

 

 

3. 프롤로그

 

      김정국과 1박2일 산행을 계획하다가, 비 때문에 일요일 당일 산행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속리산을 중심으로 하는 충북알프스 종주를 목표로 하여, 문장대 남쪽코스는 다음에 1박2일로 산행키로 하고,

      이번에는 북쪽코스인 상학봉-묘봉 코스를 산행키로 했다.

 

4. Time Stamp

 

         05:25  일산 출발

         06:00  목동, 김정국 픽업, 186KM (목동 -> 운흥1리 서부식당) 

                  서부간선도로 -> 서해안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 -> 증평IC

                  도중 음성휴게소에서 아침식사

         08:34  운흥1리 마을회관 앞 주차

         08:42  산행 개시

         10:21  상학봉, 신정리, 할목재 갈림길  (675m)

         10:35  엄청 넓은 바위위에서 산사춘 한병 비우고

         12:17  상학봉(834M)

         12:54  암릉 표식 (해발 860M)    상학봉1.1Km<-    ^묘봉 0.3Km   ->주차장2.3Km

                  아주 운치있는 바위위에서 점심식사

         13:38  묘봉 (874M)

         14:11  북가치

         15:10  주차장 도착, 산행 종료

                  청주 산악회 덕일운전학원 차량으로 이동

         15:22  운흥1리 마을회관, 차량 위치로 돌아옴

         15:25  출발

         18:00  목동 도착

                  목동 강릉집에서 소주 한잔

         21:20  일산 도착

 

5. 산행 기록

 

      목동에서 정국이를 픽업하여 서부간선도로를 거쳐 서해안고속도로로 들어서니 비가 제법 내린다.  이건 아닌데.

      일기예보는 "흐리고 곳에 따라 소나기" 였는데, 이게 소나기란 말인가.  영동고속도로 용인 정도에 이르러서는

      빗줄기가 좀 가늘어진다.  비온후의 쨍한 하늘빛을 기대했는데, 오늘 그런 생각은 사치일것 같은 예감이 든다.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에서 닭계장으로 아침 요기를 하였다.

      증평IC를 나와서도 국도로 6,70키로가 남아있다.  꾸불꾸불 느릿한 굴곡의 전형적인 충청도길을 한참을 지나

      목적지인 서부식당에 닿았다.  운흥1리 마을회관앞에 파킹시키고 산행준비를 하는데 날씨는 여전히 구질구질

      하다.   비가 내리지는 않는데, 잔뜩 찌프린 얼굴로 시야를 열어주질 않는다.

 

      마을 뒷길로 올라가는데, 등산로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다.  "한국의산하"에서 뽑아온 지도는 등고선 표식이

      없어서 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가급적 물길을 따라 가면서, 감을 가지고 길을 선택한다.  지금 비가 오지는

      않지만 미리 온 비에 풀이 다 젖어 있고, 발길이 뜸한 소로이다 보니, 물을 잔뜩 머금은 풀입사귀들이 다리에

      감기면서 바지가 젖어든다.  앞서가는 정국이는 감겨드는 거미줄을 헤치느라 열을 쏟고 있다.

      길가 풀숲에 뱀딸기가 몇개 보이더니만, 그 옆에 산딸기가 크게 나무를 이루고 있다.  호기심에 몇개 따먹어

      보니, 기대한 새콤한 단맛은 아니다.  비를 머금어서 그런가...

      산행 시작한지 30여분만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멈쳐서서 우중 채비를 한다.  배낭카바를 쒸우고 방수자켙을

      껴입으니, 몸의 열을 다 발산하지 못하여 답답하다.  정국이는 차라리 비를 맞겠다며 배낭카바만 쒸우고 간다.

      방수자켙을 입자마자 바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여기도 만만찮은 된비알이다.  호흡을 고르며 계속

      치고 올라간다.  비가 좀 줄어들기에, 첫번째 휴식을 하면서 방수자켙은 벗어 버렸다.

      앞서가던 정국이가 가르키는 곳을 보니 두꺼비 한마리가 미련스럽게 꾸물거리고 있다.  정말 오랫만에 보게되는

      물건이다.  요즘은 소주로도 만날수가 없으니, 참으로 귀한 만남이다.

 

      이 산은 바위가 많은 산인데, 비까지 내리니 안전에 주의해야 할 일이다.  위험 바위지대가 있다면 가급적 우회

      하기로 하자며 서로 합의한다.  시계가 10미터도 되질 않으니 더더욱 그러해야 할 것이다.

      첫번째 우회 결정을 했다.  죄측이 바윗길인데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질 않으니 위험한지 아닌지 알수 없는

      상황이나, 일단 우측길로 우회키로 했다.  근데, 우측길이 만만찮다.  멍청나게 가파른 계곡을 바로 치고 올라

      가기를 한참이다.  그렇게 몇 굽이를 올라치다가 안도하니, 첨으로 이정표를 만나게 되었다.  상학봉/신정리/

      할목재 갈림길 표시이다.  아니, 그렇다면 벌써 마당바위,토끼봉(모자바위),첨탑바위를 다 스킵해 버린것이란

      말인가.  이거야 원, 앞이 보이질 않으니 얼마나 우회를 했는지도 종잡을수가 없다.

 

      조금 더 가니 바위 직벽에 철사다리가 걸려져 있길래, 좀 아까 첨 우회한것이 너무 많은것을 스킵한 결과가

      되어 버려서 아쉬운 마음도 있고 하여 올라가 보기로 한다.  3,4미터의 사다리를 올라가 보니, 세상에나!

      엄청나가 넓은 바위다.  사방 10여미터 크기의 평평한 바위면이 15도 정도 기울어 있고, 사방이 트여 멋진

      조망을 보여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장소였다.  물론 안개 때문에 하나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냥 지나

      치기가 아쉬워, 전을 펴고 앉았다.  앞으로 바위지대가 계속 이어질 것이니, 초반에는 도수가 낮은 술을 하자며

      산사춘 한병과 육포 안주를 내놓는 정국이의 생각이 기특하다.  사가져간 김밥 한줄과 이번에 시험적으로

      가져간 북어무우국도 안주로 꺼내었다.  집에 아가리가 넓은 보온병이 있길래, 와이프에게 국을 끓여 넣어

      달래 가져 온 것인데, 보온성능이 시원치 않아 많이 식긴했도 산에서니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계속 암릉이 이어진다.  이제는 가급적 우회 않기로 방침을 바꾸었다.  위험구간에는 대부분 줄이 매어져

      있어서 조심만하면 위험할것 같지는 않다는 판단이다.  계속 이어지는 암릉은, 올라가면 항상 탁트인 시야를

      제공하고 있어서, 맑은 날이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다.  또한, 이산은 운치있는 소나무가 참 많다.  특히,

      멋들어진 소나무가 변화무쌍한 암릉들과 훌륭한 조화를 연출해 내고 있다.   아무튼 참 맘에 드는 산이다.

 

      계속 암릉지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능선을 타고 넘는다.  여전히 시계는 없지만 그런대로 재미있다.

      상학봉을 지나고 좀더 가니, 까맣고 매끄럽게 다듬은 비석같은 돌로 이정표를 만들어 놨느데, 이 산에 이렇게

      친절한 이정표가 있다니 놀랄 일이다.  묘봉 300미터 전이란다.

      이곳에서 묘봉을 향해가는 길에 참으로 멋진 바위를 발견했다.  높이는 5미터 정도인데, 위면이 사방 4,5미터로

      평평하고 풀도 조금 나있다.  억지로 기어 올라가 보니 밑으로의 조망도 끝내준다.  물론 암것도 보이질 않지만.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여긴 아마 신선들이 모여앉아, 발아래로 속세를 굽어보며 고스톱하던 장소가

      아닌가 쉽다.  신선이 따로 없다.  지금 우리는 신선놀음을 하고 있다.  남은 김밥 한줄씩과 김치 반찬을 안주로

      하여 소주 한팩씩을 비우고 나니 기분은 더 올라간다.  지나가던 등산객들이 다들 한마디씩 하고 간다.  어떻게

      거길 올라갔소!  그렇게 멋진 장소가!  신선이 따로 없소!

 

      묘봉을 올랐다.  비는 더 이상 오질 않지만 시계는 절대 개일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암것도 보이질 않는 조망

      좋은 곳에서, 상상력을 동원하여 "참 조-ㅅ다" 하기에도 이젠 지친다.  아쉽다.

      묘봉을 돌아내려 오니 곧 북가치!  이제 부터는 하산길이다.  여기에서 청주에서 온 주말산악회 일행을 만났다.

      이분들이 하산길 젤 상부까지 차를 가지고 와서 파킹해 뒀다며 우리를 태워 주겠다 한다.  세상에!  이렇게나

      고마울수가.  마을까지 긴 찻길을 지루하게 내려갈 수고를 덜게 생겼다.  다행이다.

      이 일행들과 같이 하산하다가 개울에서 발까지 씻고 나니 깨운하기 그지 없다.

      차를 세워둔 주차장까지는 금방 도착하였다.  오늘의 산행 종료이다.

      이분들이 타고온 차량은 청주 덕일자동차학원 12인승 승합차였다.  덕분에 운흥2리 용화초등학교까지 시멘트

      포장길을 단숨에 내려왔다.  아마 30분이상 시간 절약한것 같다.  더더욱, 우리 차량 위치인 운흥1리 서부식당

      앞까지 태워다 줘서 너무 감사했다.

 

      내려와서 산을 올려다 보니 시계가 많이 나아져 있다.  오늘 둘러온 산행길이 멀리 아스라히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날씨 좋을때 한번 더 와야 할 산이다.

      귀경시간이 예정보다 빨라진 덕분에 길 하나 안 막히고 서울로 돌아올수 있었다.

 

 

6. 사진 기록

 

▼ 운흥1리 마을 뒷길을 따라 올라가 산행로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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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로에서 만난 산딸기.  빗물이 배어서 그런지 새콤한 단맛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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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쁜 야생화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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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 수염이라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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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화려한것이 은은한 맛의 야생화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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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좀체 보기 어려운 두꺼비 아저씨.  소주로도 보기 어렵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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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도 경사진 바위에 붙어 핀 채송화 같은 야생화 (알았다! 바위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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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소나무가 참 많다.  이밑은 엄청난 낭떠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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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사진을 찍은 시간 간격은 불과 1분정도 차이인데, 이렇게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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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마어마하게 넓은 바위.  여기에서 휴식하며 산사춘 한병, 김밥 한줄, 북어무우국을 먹었다.  암릉지대라서 술량은

   자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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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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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학봉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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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식으로 로프가 매어져 있는 암릉이 연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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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봉 직전의 암릉 표식.  이 산에서 이렇게 친절한 표지는 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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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 꼭대기를 억지로 기어올라가 점심먹던 자리.  이곳은 산신령들이 모여 발아래 속세를 굽어보며 고스톱치던

   자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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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기를 머금은 산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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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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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치있는 소나무 앞에서 함 폼잡아 봤는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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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종료.   청주 산악회에서 오신분들이 타고온 청주 덕일자동차학원 차량.  이 차량 덕분에 지루한 찻길 하산을

    단숨에 내려가 우리 차량위치까지 금방 되돌아갈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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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흥1리 마을회관으로 돌아와 다시 올려다 보니 시계가 꽤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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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찻길까지 내려와서 오늘 산행코스가 올려다 보왔다.   멀리 고물거리며 굴곡을 그리고 있는 암릉을 사진 우측끝에서

   시작하여 좌측끝으로 돌아 내려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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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에필로그

 

      목동 도착하고 나니 6시밖에 안됐다.  정국이가 한잔 하잔다.  그러지 뭐.  어차피 와이프는 오늘 내가 늦을 것으로

      알고 있을테니, 너무 일찍 들어가는 것도 도리가 아닌듯하다.

      맛있게 한잔하고 대리운전하여 귀가.

 

▼ 목동 정국이 집앞 강릉집에서 회무침으로 소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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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