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09)정도전 삼봉집 제1권 /오언고시(五言古詩) /고의(古意)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17. 06:29

고의(古意)

 

갑진년(1364) 여름에 공이 전교주부(典校注簿)로 개경에 있을 때 지었다.

 

해묵은 솔이 한길 가에 우뚝이 서니 / 蒼松生道傍

나무꾼의 괴롭힘을 어이 면하리 / 未免斤斧傷

아직도 굳고 곧은 바탕을 지녀 / 尙將堅貞質

훨훨 타는 불빛을 도와주네 / 助此爝火光

어쩌면 병 없이 조용히 있어 / 安得無恙在

낙락장신 하늘 높이 솟아올라 / 直榦凌雲長

때가 와서 큰 집을 지을 적이면 / 時來竪廊廟

우람한 저 대들보에 충당할 건가 / 屹立充棟樑

그 뉘라서 이 뜻을 미리 알아 / 夫誰知此意

최고봉에 옮기어 심어 줄 건가 / 移種最高岡

 

 

또[又]

 

태고의 거문고를 내 지녔으니 / 我有太古琴

오동도 아니요 실도 아닐세 / 非絲亦非桐

시름 겨울 때 한 번 퉁기면 / 愁來方一彈

선들바람 자리에 가득하다오 / 冷然滿座風

쓸데없이 생긴 물건 전혀 없지만 / 物固各有遇

이르고 늦을 때가 있는 걸 / 時也獨不同

풍성의 두 자루 신기로운 칼 / 豊城兩神劒

갑 속에서 몇 해를 묵어 있더니 / 經年在匣中

하늘을 솟구치는 기운이 있어 / 有氣干牛斗

하루 아침에 뇌공을 만났더라오 / 一朝遇雷公

오늘날 백아(伯牙)는 어디 있는지 / 伯牙今何在

온 누리에 지음이 비었군 그래 / 知音四海空

 

[주]풍성의 …… 칼 : 걸출한 인재 또는 걸출한 인재가 알아주는 사람을 기다려서 뜻을 폄을 비유. 오(吳)나라가 멸망하지 않았을 때 두성(斗星)과 우성(牛星) 사이에 항상 붉은 기운이 있으므로 혹자는 “오나라가 바야흐로 강성한 소치다.” 하였는데, 급기야 오 나라가 망하자 붉은 기운은 더욱 뚜렷했다. 그래서 장화(張華)는 뇌환(雷煥)이 위상(偉象)을 통달했다는 말을 듣고 초청하여 함께 천문(天文)을 보니 뇌환은 말하기를 “두성ㆍ우성의 사이에 이상한 기운이 있는 것은 바로 보검(寶劒)의 정기가 위로 하늘에 통하기 때문이다.” 하므로 장화가 “어느 고을에 있겠는가” 하고 물으니 뇌환은 “풍성에 있다.”고 했다. 장화는 곧 뇌환에게 부탁하여 비밀리에 찾기 위해 풍성령(豊城令)으로 보직되게 하니, 뇌환은 풍성현에 도임하여 옥옥(獄屋)의 기지를 파서 하나의 석함(石函)을 얻었었다. 그 속에 쌍검(雙劒)이 들어 있고 아울러 제각(題刻)이 있는데, 하나는 ‘용천(龍泉)’ 하나는 ‘태아(太阿)’라 하였다. 그날 저녁부터 두성ㆍ우성의 사이에 기운이 다시 나타나지 아니했다. 《晋書 張華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