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에 올라 경도의 옛 친구를 추억함[登三峯憶京都故舊]
공이 병오년(1366)부터 계속 양친의 상(喪)을 당하여 영주(榮州)에 살면서 복제를 마치고 기유년(1369)에 삼봉의 옛집으로 돌아오다.
고요히 앉았자니 먼 생각 일어 / 端居興遠思
저 삼봉의 마루를 오르게 하네 / 陟彼三峰頭
송악산 서북쪽 바라보니 / 松山西北望
높고 높게 검은 구름 무심히 떴네 / 峨峨玄雲浮
벗님네 집이 그 밑에 있어 / 故人在其下
낮과 저녁 어울려 서로 노누나 / 日夕相追遊
나는 새 구름 뚫고 들어가니 / 飛鳥入雲去
내 생각 끝끝내 유유하네 / 我思終悠悠
캐는 지초 한 줌도 차지 않아 / 採芝不盈匊
저기 저 한길 가에 내버려졌네 / 寘彼道之周
한 번 가기 어려움도 아니건마는 / 一徃諒非難
어째서 이다지 머뭇거리는지 / 胡爲此淹留
도성 안이 즐거운 곳 아니리요마는 / 城闕豈不樂
깊숙한 바윗골이 사랑스러운걸 / 亦愛巖壑幽
계수나무 가지 부여잡고 노래 부르며 / 浩歌攀桂枝
세월아 가거라 실컷 노니니 / 卒歲以優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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