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石灘)
【안】 정언(正言)이존오(李存吾)가 상소하여 신돈(辛旽)을 논하다가 장사 감무(長沙監務)로 좌천되었다. 그 뒤에 부여(扶餘) 석탄에 살면서 여울 위에 정자를 짓고 우유소영(優遊嘯咏)하여 일생을 마쳤으므로 공은 이 시를 지었다.
돌 면은 쇠를 깎아 세운 듯하고 / 石面立削鐵
여울물은 긴 무지개에 닫는 것 같네 / 灘流奔長虹
여울머리 낚싯배 빗겨 있고 / 灘頭橫漁艇
여울 위 모궁이 우뚝하여라 / 灘上起茅宮
높은 선비 깨끗하다 못해 병이 들어 / 高人抱淸疾
돌아와 그 가운데 누워 있다오 / 歸來臥其中
아침나절 노닐면 콸콸 흐르고, 어떤 본에는 호탕(浩蕩)이 탕마(蕩磨)로 되어 있음. / 朝遊欣浩蕩
저녁에 바라보면 밝을락 말락 / 夕眺驚明滅
날 더우면 상쾌한 기운 감돌고 / 天炎挹孤爽
흐린 물 그치면 달이 흐른다 / 潦盡流皓月
봄물은 쪽빛보다 더욱 푸르러 / 春水碧於藍
하얀 눈이 날릴 때와 어떠하더냐 / 何如飄朔雪
편히 앉아 기변을 구경하노라니 / 燕坐玩奇變
【안】 뒷사람의 평에 위의 여섯 구절은 아침ㆍ저녁ㆍ춘ㆍ하ㆍ추ㆍ동의 광경을 지적한 것이라고 하였다.
가고 가서 머무를 때가 없구려 / 逝者無停時
저기 쌍쌍 노니는 갈매기만이 / 獨有雙白鷗
날아와 언제나 여기에 있네 / 飛來長在玆
【안】 뒷사람의 평에 기심(機心)을 잊었기 때문에 갈매기와 해오리가 와서 가깝게 따른 것이라고 하였다.
어허 이내 신세는 새만 못해 / 嗟我不如鳥
가지 못해 부질없이 서로 생각만 하네 / 未去空相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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