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의 보월시를 차운하고 동시에 그 체를 본받다[次古人步月詩韻效其體]
미인이 청초함을 누르지 못해 / 美人不勝淸
우사로 짠 치마 둘러입고서 / 喚取藕絲裳
천천히 밝은 달을 거니노라니 / 緩緩步明月
달과 미인 어울려 희고 희누나 / 皎皎同素光
하얀 이 드러내어 백설(白雪)을 노래하니 / 皓齒歌白雪
낭군님 아득히 먼 곳에 있네 / 郞君眇遐方
으시시 가을바람 불어오니 / 颯然秋風至
옛가락 맑아라 상성(商聲)이로세 / 調古爲淸商
처량한 사람은 옥과도 같고 / 凄凉人似玉
싸늘한 저 달은 서리와 같네 / 冷淡月如霜
늘그막에 달을 다시 대한다면 / 老大還對月
귀밑머리 하얀들 어떠하리요 / 無乃鬂髮蒼
[주]백설(白雪) : 거문고 곡조의 이름. 그 설이 동일하지 않다. 사희일(謝希逸)의 금론(琴論)에는 “유연자(劉涓子)가 거문고를 잘 타서 양춘백설곡(陽春白雪曲)을 지었다.” 하였고, 《금집(琴集)》에는, “사광(師曠)의 소작이라.” 하였으며, 《박물지(博物志)》에는, “태상(太常)이 소녀(素女)를 시켜 오십현(五十絃)의 비파를 타는 곡조 이름이라.” 하였다.
[주]상성(商聲) : 오음(五音)의 하나. 상(商)이 사시(四時)로 치면 가을에 해당하므로 추성(秋聲)을 상성(商聲)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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