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12)정도전 삼봉집 제1권 /오언고시(五言古詩) /석탄(石灘)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18. 08:07

석탄(石灘)

 

【안】 정언(正言)이존오(李存吾)가 상소하여 신돈(辛旽)을 논하다가 장사 감무(長沙監務)로 좌천되었다. 그 뒤에 부여(扶餘) 석탄에 살면서 여울 위에 정자를 짓고 우유소영(優遊嘯咏)하여 일생을 마쳤으므로 공은 이 시를 지었다.

 

돌 면은 쇠를 깎아 세운 듯하고 / 石面立削鐵

여울물은 긴 무지개에 닫는 것 같네 / 灘流奔長虹

여울머리 낚싯배 빗겨 있고 / 灘頭橫漁艇

여울 위 모궁이 우뚝하여라 / 灘上起茅宮

높은 선비 깨끗하다 못해 병이 들어 / 高人抱淸疾

돌아와 그 가운데 누워 있다오 / 歸來臥其中

아침나절 노닐면 콸콸 흐르고, 어떤 본에는 호탕(浩蕩)이 탕마(蕩磨)로 되어 있음. / 朝遊欣浩蕩

저녁에 바라보면 밝을락 말락 / 夕眺驚明滅

날 더우면 상쾌한 기운 감돌고 / 天炎挹孤爽

흐린 물 그치면 달이 흐른다 / 潦盡流皓月

봄물은 쪽빛보다 더욱 푸르러 / 春水碧於藍

하얀 눈이 날릴 때와 어떠하더냐 / 何如飄朔雪

편히 앉아 기변을 구경하노라니 / 燕坐玩奇變

【안】 뒷사람의 평에 위의 여섯 구절은 아침ㆍ저녁ㆍ춘ㆍ하ㆍ추ㆍ동의 광경을 지적한 것이라고 하였다.

가고 가서 머무를 때가 없구려 / 逝者無停時

저기 쌍쌍 노니는 갈매기만이 / 獨有雙白鷗

날아와 언제나 여기에 있네 / 飛來長在玆

【안】 뒷사람의 평에 기심(機心)을 잊었기 때문에 갈매기와 해오리가 와서 가깝게 따른 것이라고 하였다.

어허 이내 신세는 새만 못해 / 嗟我不如鳥

가지 못해 부질없이 서로 생각만 하네 / 未去空相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