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판관을 보내다[送盧判官]
이하 8수는 금남잡영(錦南雜詠)으로 다 적소(謫所)에서 지은 것이다.
판관의 집은 본시 상주(尙州)인데 남방에 와서 군무(軍務)를 보좌하여, 막부(幕府)가 어질다고 칭하였다. 날이 가고 달이 가서 새 가을이 시작되니 돌아갈 생각이 물밀듯하여 만류하고자 해도 만류할 수 없으므로, 감개가 가슴에 벅차서 밤에 이별의 술을 나누었다.
가을바람 나무 끝에 불어오니 / 秋風動高樹
나그네 마음이 슬퍼졌다오 / 客意已悲凉
더더군다나 이러한 때를 당하여 / 況復當此時
그대마저 고향으로 돌아가리니 / 之子歸故鄕
오두막집 처마 밑에 마주앉으니 / 相對茅簷下
등잔불은 외로운 빛을 깜박거리고 / 燈火耿孤光
아름다운 계집도 옆에 있으니 / 亦有佳人携
마음껏 술잔이나 기울여 보세 / 滿意傾壺觴
은근한 이 자리 아니 취하고 어쩌리 / 殷勤須盡醉
날이 밝으면 각기 헤어지는 걸 / 明發各茫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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