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자 운을 지어 삼가 좌시중의 권말에 쓰다[得座字謹題左侍中卷末]
【안】 좌시중(左侍中)은 바로 조준(趙浚)이다.
공의 재주 진실로 우뚝 빼어나 / 公才固天挺
도덕은 맹자를 존숭하도다 / 道德崇鄒軻
높은 곳을 우러러 지기가 숭고하여 / 昂昂志氣高
큰 명성이 자자하구려 / 藉藉名聲大
일어서 금문(金門)에 책을 쏘니 / 起射金門策
살 하나로 부수기를 기약했었네 / 當期一箭破
바른말 잘하는 이시중이 / 諤諤李侍中
이 종공(宗工)의 자리를 맡았었네 / 主此宗工座
조감(藻鑑)이 하도 맑아 물과 같더니 / 藻鑑淸似水
과연 흥왕의 보좌를 얻었다네 / 果得興王佐
새 나라가 열리자 상상이 되어 / 開國拜上相
화연에 으뜸으로 하례드리네 / 華筵首稱賀
덕을 찬송하는 시가 이루어지니 / 賦成誦德篇
주옥이 해타에 나타나누나 / 珠玉隨咳唾
내 말이 몹시 졸해 부끄러우니 / 甚愧吾語拙
양춘(陽春)이라 화답이 적을 수밖에 / 陽春終寡和
[주1]금문(金門) : 금마문(金馬門)의 준말. 한무제(漢武帝)가 학사(學士)로 하여금 금마문에서 대조(待詔)하여 고문(顧問)에 대비하게 하였다. 미앙궁(未央宮) 앞에 동마(銅馬)가 있으므로 생긴 이름이다.
[주2]종공(宗工) : 존관(尊官)을 말한다. 《서경(書經)》 주고(酒誥)에 “백료와 서윤과 아복과 종공이다[百僚庶尹惟亞惟服宗工].”이라 보인다.
[주3]조감(藻鑑) : 품조(品藻)ㆍ감별한다는 뜻으로, 조경(藻鏡)과 같은 말이다. 즉 선비 뽑는 데 명찰(明察)함을 이름.
[주4]양춘(陽春) : 양춘백설(陽春白雪)의 준말. 고대 가곡(歌曲)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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