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54)정도전 삼봉집 제1권 /칠언고시(七言古詩) /한가위 노래 을묘 [中秋歌 乙卯 ] 금남잡영(錦南雜詠)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0. 00:20

한가위 노래 을묘 [中秋歌 乙卯 ] 금남잡영(錦南雜詠)

 

 

거년 한가위 달구경 할 때 / 去年中秋玩月時

노래 춤에 해학하며 잔치를 벌였었네 / 歌舞縱謔開華筵

고당에 발 걷으니 밤이 낮인 듯 / 高堂簾卷夜如晝

맑은 빛 엉기었네 신선 모신 자리에 / 淸光凝座羅神仙

취한 속에 달을 불러 금분을 만들고서 / 醉中呼月作金盆

옥병의 좋은 술에 백 편의 시를 썼었네 / 玉壺美酒詩百篇

금년에 멀리 회진현에 귀양오니 / 今年遠謫會津縣

대 울타리 띳집 황산의 앞이로세 / 竹籬茅屋荒山前

가을바람 으시시 숲 덤불을 움직이니 / 秋風颼颼動林莽

물상 소조하다 어찌 이리 서글픈가 / 物象蕭條何悄然

이때에 달을 보니 배나 더 슬프구나 / 是時對月倍怊悵

예전 놀던 친구들은 연기처럼 흩어졌네 / 回首舊遊散如煙

이 몸은 그대로지 다른 몸 아니라오 / 此身由來非異身

금년의 밝은 달도 거년의 그 달일세 / 今年明月似前年

인정이 스스로 다른 느낌 있는 거지 / 自是人情有異感

조물주가 부여한 것은 본시 치우치지 않아 / 造物賦與原非偏

넌지시 묻노라 밝은 달 비추는 곳 / 爲問明月之所照

몇 사람이나 즐겁고 몇 사람 슬프더냐 / 幾人歡樂幾人悲

명년에 보는 달 또 어느 곳이 될 것인가 / 明年見月又何處

즐거울지 슬플지 알 수가 없네 / 歡歟悲歟未可知

밝은 달 말 없는데 밤은 반이 지나려 하네 / 明月無言夜將半

망연히 홀로 서서 원망의 시 노래하네 / 獨立蒼茫歌怨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