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228)정도전 삼봉집 제2권 / 사(詞) /운을 따라[次韻]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3. 18:18

운을 따라[次韻]

 

【안】 공이 사신 갔다 돌아오던 중 〈강지수사〉를 지어 대동강 누(樓)에 새겨 걸었는데 공의 증손 문형(文炯)이 평양감사로 갔을 적에 차운하여 함께 걸었음.

 

강의 물이여 유유도 하이 / 江之水兮悠悠

만고에 뻗혀 길이 흘러가누나 / 亙萬古兮長流

우리 조부 지으신 글을 좀 보소 / 我祖兮有辭

천고에 가락 높아 수작할 사람 없네 / 調高千載兮無人酬

예나 이제 같을레 밝은 저 달은 / 古今兮明月

넓고 넓은 큰 강엔 하얀 갈매기 / 浩蕩兮江鷗

구름 쌓인 굴속에 인마는 가 버리고 / 麟馬去兮雲窟

풀 우거진 강둑에 앵무새도 아니 뵈네 / 鸚鵡歸兮芳洲

천손을 상상하니 이미 멀어라 / 想天孫兮旣遠

지난 일을 더듬으며 서성대누나 / 撫徃事兮夷猶

강산은 옛날과 한결같지만 / 江山兮如昨

슬프다, 가는 물은 머물지 않아 / 悲逝波兮不留

처음에는 때를 느껴 탄식을 일으키고 / 始感時兮興歎

나중엔 의를 중히 여겨 근심을 잊었노라 / 終重義兮忘憂

선 아니면 무엇을 즐길 것이며 / 孰非善而可樂

의 아니면 무엇을 구하겠느냐 / 孰非義而可求

저 죽음과 삶의 오고 감이여 / 彼死生之徃來兮

쉰 것도 같다면 뜬 것도 같네 / 羌若休而若浮

다만 문장과 도의는 없어지지 않음이여 / 惟文章道義之不泯兮

천추에 명예를 남기고 말고 / 垂令譽兮幾秋

후세를 위해 이 말을 외어 주노니 / 誦斯語於後世兮

대대로 기약하고 닦아 가자꾸나 / 期世世而增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