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227)정도전 삼봉집 제2권 / 사(詞) /강지수사(江之水詞) 계유 태조 2년(1393)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3. 18:17

강지수사(江之水詞) 계유 태조 2년(1393)

 

조선 문하시랑(門下侍郞) 삼봉 선생의 소작이다. 선생이 금릉(金陵)에 봉사(奉使)하여 만 수천여 리를 왕반하는 동안 산길로 뱃길로 온갖 고생을 다하고 돌아와서 동행인 노동지(慮同知)ㆍ조부추(趙副樞) 및 한성 윤(漢城尹) 이공(李公)ㆍ평양 윤(平壤尹) 조공(趙公)과 함께 대동강(大同江)에서 뱃놀이하였다. 선생은 술이 반쯤 취하자 산천의 절승과 풍경의 아름다움을 관람하고서 개연히 감회를 일으켜 마침내 〈강지수〉의 노래를 지어 스스로 그 뜻을 보였다.

【안】 이 소서(小序)는 아마도 바로 한산군(漢山君) 조인옥(趙仁沃)의 기술인 듯하다.

 

강의 물이여 유유도 하이 / 江之水兮悠悠

목란 배를 띄워라 중류에 비끼었네 / 泛蘭舟兮橫中流

피리소리 떠들썩하고 노랫소리 퍼져가니 / 高管噭噪兮歌聲發

빈객은 잔치 즐겨 술잔이 오락가락 / 賓宴譽兮獻酬

이따금 펄펄 뛰는 건 금잉어요 / 或躍兮錦鯉

날아드는 건 하얀 갈매기라오 / 飛來兮白鷗

연기는 아득아득 막바지 개울이요 / 煙沈沈兮極浦

탐스러운 풀 우거져라 꽃다운 강둑일레 / 草萋萋兮芳洲

시물을 구경하고 스스로 즐김이여 / 覽時物以自娛兮

돌아갈 줄 모르고 서성대누나 / 謇忘歸兮夷猶

해그림자 바삐바삐 서쪽으로 달림이여 / 景怱怱兮西馳兮

물은 콸콸 달려가서 저물지 않네 / 水沄沄兮逝不留

환락이란 언제고 얼마 못 가서 / 曾歡樂之未幾兮

가슴속에 남모르는 근심 품었네 / 隱予心兮懷憂

아, 성년은 다시 오지 않음이여 / 嗟哉盛年不再至兮

늙음이 닥쳐오니 다시 무얼 구하리오 / 老將及兮夫焉求

헌면이란 어쩌다가 오는 것이요 / 軒冕兮儻來

부귀는 구름처럼 둥둥 뜬 물건 / 富貴兮雲浮

군자가 소중한 건 오직 의뿐이라 / 惟君子所重者義兮

천추만대 이름이 남는 거라오 / 名萬古與千秋

술 한 잔을 들어서 서로 권하노니 / 擧一杯以相屬兮

옛 어진이 바라보며 닦아 나가자꾸나 / 庶有企兮前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