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록 서도 함께 씀. [受寶籙 幷序 ]
전하께서 잠저(潛邸)에 계실 적에 어떤 사람이 지리산(智異山) 석벽 속에서 이상한 글을 얻어 바친 일이 있었다. 그 후 십 수년 만에 그 말이 다 징험되었다.
높다랗다 저 산이여 / 彼高矣山
석벽이 하늘과 가지런하네 / 石與天齊
그 석벽을 쪼개내어 / 于以剖之
이상한 글 얻었구려 / 得之異書
굳세고 굳센 목자가 / 桓桓木子
때를 타고 일어나니 / 乘時而作
누가 그를 돕느냐 / 誰其輔之
주초의 그 덕이로세 / 走肖其德
비의의 군자가 / 非衣君子
금성으로부터 오고 / 來自金城
삼전 삼읍이 / 三奠三邑
도와서 공 이루리 / 贊而成之
신도에 자리 정하여 / 奠于神都
팔백 년을 전하도다 / 傳祚八百
우리가 사랑받으니 / 我寵受之
이를 보록이라 이르도다 / 曰惟寶籙
【안】 석벽 속의 글에 이르기를, “목자(木子)가 돼지를 타고 내려와서 삼한의 지경을 다시 바로잡도다[木子乘猪下復正三韓境].” 하였고, 비서(秘書)에 이르기를, “목자 장군의 칼이요, 주초(走肖) 대부의 붓이로다. 비의(非衣) 군자의 지혜로 다시 삼한을 바로잡았도다[木子將軍劒 走肖大夫筆 非衣君子智 復正三韓格].” 하였다. 주초는 조준(趙浚)을 이름이요, 비의(非衣)는 배극렴(裴克廉)을 이름이다. 또 이르기를 “삼전 삼읍이 응당 삼한을 없앨 것이다[三奠三邑 應滅三韓].” 하였으니, 공 및 정총(鄭摠) 정희계(鄭熙啓)를 이름이요, 또 이르기를 “조선은 대(代)로는 팔백 대 해(年)로는 팔천 년을 내려갈 것이다.”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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