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전(思政殿)
천하의 이치는 생각하면 얻고 생각지 않으면 잃습니다. 대개 인군이 한 몸으로 숭고한 지위에 있어, 많은 사람 중에는 지혜롭고 어리석고, 어질고 불초한 사람들이 있으며, 많은 일 가운데는 시비와 이해가 뒤섞여 있으니, 진실로 깊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관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일의 옳고 그름을 변별하여 처리하겠으며, 어떻게 사람의 어질고 어리석음을 알아서 쓰고 쓰지 않겠습니까?
예부터 인군은 누구나 존영(尊榮)하고자 하고 위태함을 싫어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도 나쁜 사람을 가까이 하고 좋지 못한 계책을 세워 끝내 패망에 이르게 되는 것은 생각을 아니 하였기 때문입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어찌 너를 생각지 않으리오마는 집이 멀어서 못한다.’ 어떤 본에는 이(而)가 이(爾)자로 되어 있음. 했는데, 공자가 이르기를, ‘생각을 하지 않음이지 어찌 멀어서 그렇겠는가?’ 했으며, 《서경》에 이르기를, ‘생각은 슬기로운 것이며, 슬기로움은 성인이 된다.’고 했으니, 생각이 사람에게서 작용되는 것이 지극하다고 하겠습니다.
이 궁전은 매양 조회 때 여기에서 국사를 봅니다. 그리하여 만가지 일이 겹쳐 이르는데, 천진(荐臻)이 어떤 본에는 폭주(輻輳)로 되어 있음. 모두 전하께 품달되어 조칙을 내리고 지휘를 하게 되니, 더욱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사정전이라고 청하여 이름하였습니다.
思政殿
天下之理。思則得之。不思則失之。蓋人君以一身據崇高之位。萬人之衆。有智愚賢不肖之混。萬事之繁。有是非利害之雜。爲人君者。苟不深思而細察之。則何以別事之當否而區處之。人之賢否而進退之。自古人君。孰不欲尊榮而惡危殆哉。親近匪人。爲謀不臧。以至禍敗者。良由不思耳。詩曰。豈不爾思。室是遠而。一本作爾 孔子曰。未之思也。夫何遠之有。書曰。思曰睿。睿作聖。思之於人。其用至矣。而是殿也每朝視事於此。萬幾荐臻。荐臻。一本作輻輳。 皆稟殿下。降勅指揮。尤不可不之思也。臣請名之曰思政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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