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361)정도전 삼봉집 제8권/ 부록(附錄) /정삼봉 강지수사 끝에 씀 계유 [題鄭三峯江之水詞後 癸酉]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6. 07:12

정삼봉 강지수사 끝에 씀 계유 [題鄭三峯江之水詞後 癸酉 ]

 

옛날에 이태백(李太白)이 채석강(采石江)에서 금포(錦袍)를 풀어헤치고 배 가운데 앉아서 술을 마시며 시를 지으니, 천하 후세의 사람들이 그 일을 전송(傳誦)하면서 ‘선풍도기(仙風道氣)가 있다.’ 했으니, 대개 태백이 그때 이리저리 귀양 다니는 사이에 그 억울하고 답답한 생각을 참을 수 없어서 우선 시주에 의지하며 지냈던 것인데도 사람들은 이처럼 앙모해 왔었다. 오직 우리 삼봉 선생은 개국 공신의 우두머리로서 벼슬이 1품(品)으로 지금 금릉(金陵)에 사신으로 가서는 천자가 융숭하게 대우하였고, 돌아오는 길에는 전하가 중신을 보내서 궁온(宮醞)을 가지고 위로하였으며, 감사(監司)와 군수들은 먼발치로 바라보고 하풍(下風)에서 분주하면서도 혹 남보다 뒤질까 염려했으니, 그 당당한 의기는 대장부가 당세에 뜻을 얻었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선생은 아무것도 없는 듯이 항상 선비 시절과 같이 일호의 교만한 빛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배 가운데 앉아서 술을 마시고 시를 읊고 물건을 보는 대로 감회가 생겨서 내려다보고 쳐다보며 조용히 스스로 깨달은 바가 있으니, 도대체 부귀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오직 착한 이름이 후세에 전할 것을 힘쓸 뿐이었다. 이 뒤에 이 사(詞)를 읽는 사람은 선생을 앙모하는 뜻이 어찌 지금 옛날을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한산(漢山)조군계(趙君啓)는 발함.

 

【안】 군계는 인옥(仁沃)의 자(字).

 

 

題鄭三峯江之水詞後 癸酉 [趙君啓]

昔李太白於采石江。披錦袍坐舟中。飮酒賦詩。天下後世之人傳誦其事。以爲有僊風道氣焉。蓋太白當流離竄逐之際。不勝其憔悴無聊之志。姑託詩酒以自遣耳。而人之仰慕如此。惟吾三峯先生以開國功臣之首。位一品。今玆奉使金陵也。天子加禮焉。其還也。殿下遣重臣勞以宮醞。岳牧州郡。瞻望餘光。奔走下風。惟恐或後。其意氣之所加。可謂大丈夫得志當世者也。先生則歉然常若布衣時。略無一毫驕蹇之色。其舟中觴詠。覽物興懷。俯仰舒暢。悠然自得。第不知富貴爲何物。而惟善名之留於後是勉焉。後之讀是詞者。其仰慕之意。豈不亦猶今之視昔乎。漢山趙君啓跋。按君啓仁沃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