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집 발(三峯集跋)
가군(家君 자기 아버지를 일컫는 말)이 시문(詩文)을 지으실 때에 대개는 당신이 쓰지 않고 구술하여 남을 시켜 쓰게 하여 그 사람이 미처 써 놓지 못한 것도 있고, 또는 써 놓았던 것도 당신 생각에 잘되지 않았다 하여 문고(文藁) 중에 넣지 않은 것도 있다.
그래서 저술한 것은 비록 많았으나 남은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진(津)이 모시고 있을 때에 기록한 것도 있고, 혹은 천행으로 타인이 보관하여 없어지지 않은 것도 있으니 지금 간행하는 시문 약간 권이 바로 이것이다. 보는 사람은 그 남아 있는 것을 가지고 그 의논(議論)과 제작(製作)한 체제(體制)를 알게 되면, 그 나머지도 이것을 미루어 알 수 있을 것이다.
홍무 30년(1397, 태조6) 8월 일.
아들[男] 자헌대부(資憲大夫) 영원주목사사 겸관내 권농 관학 병마절제사(領原州牧使事兼管內勸農管學兵馬節制使) 진(津)은 삼가 발함.
三峯集跋[鄭津]
家君作詩文。率不起草。口占而使人書之。書者或不能及。旣又自以不滿其意而不收其稿。是以。著述雖多。存者無幾。津當侍側時則得錄之。或幸爲人所藏不逸者有之。今所刊詩文若干卷是也。觀者因其所存而識其議論製作之體。則其他亦可以此而推之矣。洪武三十年九月日。男資憲大夫領原州牧使事兼管內勸農管學兵馬節制使津謹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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