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464)정도전 삼봉집 제14권 조선경국전 하(朝鮮經國典 下) /정전(政典) /병기에 대한 점검[整點]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8. 05:20

병기에 대한 점검[整點]

 

대저 무기가 망가지게 되는 것은 오랫동안 손질하지 않은 데서 연유하고, 교습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오랫동안 익히지 않은 데서 연유한다.

그러므로 국가가 무사할 적에는 구습에 젖어서 세월만 보내니, 무비(武備)가 무너지고 병적이 망가지게 된다. 그리하여 만약 위급한 사태가 발생하면 지공할 수 없게 되니, 이것이 고금의 통폐인 것이다.

《주례》 대사마(大司馬)에,

 

“중춘(仲春 2월)에 북ㆍ방울ㆍ징ㆍ꽹과리 등의 소용을 구별하고, 중하(仲夏 5월)에는 병거(兵車)와 보졸(步卒)을 뽑으며, 중추(仲秋 8월)에는 기물(旗物)을 구별하고, 중동(仲冬 11월)에는 크게 사열(査閱)한다.”

하였다.

 

이후로 주선왕(周宣王)은 동도(東都)에서 사냥을 하며 병거와 보졸을 뽑아서 중흥의 업을 이루었으니, 정점을 그만둘 수 없음이 이와 같은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중앙에 있는 금위군(禁衛軍)과 지방에 있는 주현병(州縣兵)을, 매번 농한기에 병적을 조사하여 노유(老幼)ㆍ강약(强弱)을 구별하고 매월마다 군기감에서 만든 활ㆍ화살ㆍ창ㆍ갑옷 따위를 조사하여 그것이 날카로운가 무딘가, 견고한가 망가졌는가를 시험하고 있으니, 정점의 뜻을 터득하였다고 할 만하다.

 

 

整點

夫器之弊也。由於久不治。習之忘也。由於久不肄。故國家無事。則因循玩愒。武備壞墮。兵籍耗損。如有緩急。不能及支。古今之通患也。周禮大司馬。仲春辨鼓鐸鐲鐃之用。仲夏選車徒。仲秋辨旗物。仲冬大閱。自後宣王狩于東都。選車徒以成中興之業。整點之不可已也如此。國家內之禁衛之旅。外之州縣之兵。每於農隙。按其籍。辨其老幼強弱。每月課軍器監所作弓矢戈甲。驗其利鈍堅弊。可謂得整點之意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