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간(犯姦)
군자의 도는 그 단서가 부부에게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왕자(王者)의 교화는 그 시초가 규문(閨門)에서 출발되는 것이다. 은미(隱微)한 경우에 관계되는 것이 이처럼 매우 중대한 것인데, 규문 단속이 허술하여 남녀간에 구별이 없다면 인도가 문란되고 왕화(王化)가 민멸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가를 다스리겠는가?
옛날의 성왕들은 예(禮)를 만들어서 그들의 정욕을 절제하였고, 형(刑)을 제정해서 그들의 음탕한 행동을 억제하였으니, 이것이 지치(至治)를 일으키고 풍속을 아름답게 만든 이유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혼인에 대한 제도는 예전에서 신중하게 다루고, 범간에 대한 법령은 헌전에서 엄중하게 다룬 것이다. 이것은 대개 예에 이탈하면 반드시 형에 들게 되므로 예로써 바루고 형으로써 징계하는 것이다. 성인이 이 관계를 중요시함이 이와 같았거늘, 후세에 기법(紀法)의 종주를 만드는 사람은 어찌 이것을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犯姦
君子之道。造端夫婦。王者之化。始自閨門。隱微之際。所係甚重。帷薄不修。男女無別。人道亂而王化泯矣。其何以爲國家哉。古昔聖王。爲禮以節其情欲。爲刑以制其淫邪。所以興至治而美風俗也。故婚姻之制。謹之於禮典。犯姦之令。嚴之於憲典。蓋出乎禮。必入乎刑。禮以正之。刑以懲之。聖人之重之也如此。後之爲紀法之宗者。其可忽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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