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부지 제공해 中에 '미운털'
日기업이란 오해로 불매 타깃
日기업이란 오해로 불매 타깃
사진=연합뉴스
이 자금을 기반으로 롯데는 한국에서 사업을 일으켰다. 작년 한국 롯데는 약 10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고용인원만 13만 명에 이른다. 매출은 일본 롯데의 28배, 고용은 25배 많다. 롯데는 앞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국가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다. 이런 롯데지만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고 있다. 주변국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롯데는 계속 희생양이 되고 있는 셈이다.
롯데면 무조건 일본 낙인
주로 소셜미디어(SNS)에 불매운동에 참여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처음처럼 끊고 참이슬로 갈아탔다”는 식이다. 그러나 처음처럼은 일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의 소주 브랜드일 뿐이다. 두산으로부터 인수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그렇다. ‘일본 기업’이란 낙인이 찍혀 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한국 세븐일레븐은 코리아세븐이란 법인을 통해 운영한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다. 롯데지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96.8%. 일본 지분은 없다. 일본으로 가는 것은 일부 로열티다. 그것도 일본으로 직접 가는 것이 아니다. 세븐일레븐 미국 본사를 거쳐 일부가 간다. 세븐일레븐 본사를 일본의 세븐아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세븐일레븐 매장 대부분은 개별 점주가 프랜차이즈로 운영한다. 불매운동의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들에게 돌아간다. 롯데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코리아세븐이 최근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브랜드이고, 이를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내용의 긴급 안내문을 보낸 것도 점주들 피해를 우려한 조치였다.
롯데지주 세워 ‘脫일본’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신동빈 회장이 나섰다. 그는 일본 롯데와 지분 고리를 끊는 데 주력했다. 2017년 10월 국내에 지주사(롯데지주)를 세웠다. 신 회장 자신이 최대주주가 됐다. 그리고 롯데지주 아래로 계열사를 모았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 그룹 내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들어갔다. 현재 롯데지주 밑에 놓인 계열사는 90여 곳 중 총 66개.
호텔롯데 상장도 추진 중이다. 호텔롯데만 상장하면 일본과의 관계는 상당 부분 정리된다. 일본 롯데가 99%의 지분을 보유한 호텔롯데를 증시에 상장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떨어뜨릴 예정이다.
법적으로도 한국 법인
‘일본 기업’이란 오명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책임 일부는 롯데에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롯데가 한국 사회에서 쌓아온 이미지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수난은 있었다. 롯데는 2015년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이듬해 검찰 조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을 연이어 겪었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은 8개월간 실형을 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