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여행과산행길

산성길51(가는 봄, 2023/03/30, 단공-남문-남장대-시구문-종로, Elena Yerevan - L'Italiano🇮)

이름없는풀뿌리 2023. 3. 31. 15:20
요즈음 – 산성길51(가는 봄) – 왔능가 보려니까 사라진 뒷그림자 남겨진 아쉬움에 멍하니 꺼진 뇌리 스위치 올려보아도 무반응의 풍경화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3/3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51(가는 봄) (1) 산성 길가의 오는 봄은 열흘을 못넘기고 며칠 보여 주었던 꽃들도 시들. 감감하던 벚꽃 만개. 개나리는 벌써 파란 잎이 보이고 뒷동산 진달래는 절정. 개별꽃도 보이는데 할미꽃은 갈증에 빈약. 봄비라도 오면 좋을텐데... 노루귀도 벌써 꽃잎이 시들하고 현호색 만개. 모처럼 앉은부채의 불염포를 보다. (2) 일생의 봄날도 잠시. 세상이 손에 들어온 듯 깡총거리던 힘들은 낙화유수 (落花流水). 옛 힘을 쥐어짜낸들 시든 꽃잎은 서질 못할 것인데 미몽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허공에 허위적. 쉽게 잊고 잎의 푸르름을 알아야 할텐데 꽃의 기억만 되뇌이는 우둔. 하지만 연이어 전개되는 봄꽃, 여름꽃, 가을꽃, 그리고 틈실한 열매의 결과와 記憶. 그 기억 하나 끌어안고 살아간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3/3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단공에서 오른 누비길 초입(14:00-14:30) 2) 경주김씨묘원까지 진달래 만발(14:50) 3) 천국의계단 앞(15:10) 4) 남문까지 이어지는 개별꽃 5) 꽃다지 6) 꽃마리 7) 남문 올괴불나무(15:40) 8) 비밀의공원 9) 조개나물 10) 할미꽃 11) 남옹성 딱지꽃 12) 남옹성 양지꽃(16:10) 13) 시구문 앉은부채 불염포(16:40) 14) 시들어가는 노루귀 15) 현호색(16:50) 16) 산괭이눈(17:00) 17) 오늘의 여정(단대공원-불망비-남문-남장대-시구문-종로, 약8km. 3시간) Elena Yerevan - L'Italiano🇮🇹 찬조 출연 조선일보 023/03/30 PICPEN 여강 어릴 적에 많이 들었던, 춘삼월이라는 단어는 북풍한설 몰아치는 추위는 물러가고, 따듯한 봄 날이 도래하여, 백화가 만발하는 살기 좋은 세상, 희망의 세월이 펼쳐졌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아직은 음력 2월 임에도 세상은 온통 꽃 천지로 변하였기에 사진에 심취하여 지내는 동료들은 연일 어디론가 떠나자는 제의를 하여 오기에, 오랜 만에 설레는 시간을 만끽하는 중이다. 3월24일, 며칠이 지나면 동강의 할미꽃이 활짝 피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니, 미리 다녀오자는 은둔고수의 제의에, 그간 여기저기를 다니며, 많은 사진을 찍었음에도 따라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24일 새벽, 3시30분부터 부산을 떨어, 집합장소에 모두가 모인시간은 05시, 몇 개의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운치리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아직은 철이 이른 것인지, 주차장이 한산하기는 하지만, 성질 급한 할미꽃이 피어있을 것이기에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다. 예전 시골의 할미꽃은 해가 잘 드는 평탄한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동강의 할미꽃은 깎아지른 석회암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렸으며, 고개를 뻣뻣이 세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위험을 감수하며, 절벽을 올라야 했지만, 불원천리 할미꽃만을 생각하며 달려온 사진가들은 도처에 깔린 위험 속에서도 한 장의 사진을 얻기위해 열정을 불사르는 모습이었다. 어려운 가운데 이루어낸 성과는 더욱 큰 즐거움을 동반한다는 믿음으로, 비록 할미꽃이 갖고 있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담지는 못 하더라도, 하얀 색의 부드러운 솜털이라도 멋지게 표현하자는 의지로, 그간 산을 다니며 익힌 솜씨로 절벽을 오르며, 최선을 다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