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성밖길51(어둠은 리셑)
힘들게 살았구나.
좀 쉬기도 해야지.
문 닫고 커튼 내리고
어둠의 정적 속에
떨리는
손가락 한큐
리셑하는 Ctrl Alt Del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8/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Ctrl-Alt-Delete : 1)사람이 어떤 것을 리셋하고 2)재시동하고 3) 재고하는 비유적인 매커니즘
덧붙임)
성밖길51(어둠은 리셑)
(1)
백석(白石)에 몰(沒)하다
近 1달만에 나선 길.
개소리 하나 없는 캄캄한 성마을,
정조가 남여(籃輿)를 타고 간 그 길의
정적(靜寂)을 깨트리며 천천히 걷다보니 북문 앞.
1636년 겨울 300명의 전몰(戰歿)한 사졸들이
북문 앞을 휘돌아 성밖길로 나섰다.
(2)
보고 싶었던 큰제비고깔.
연주봉 근처는 사위어 씨방만 남았고
서문 근처의 큰 군락지는
흔적도 없고 몇 개체 만이 지키고
서암문(제6암문) 이후의 군락들에서는
단 한 개체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환삼덩굴과 인진쑥 군락만이 이슬을 머금고
그 잔가시와 덩굴로 자빠트리려 한다.
큰제비고깔, 큰꿩의비름!
그래!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왔으니
올해는 좀 푹 쉬다가 내년에 다시보자.
간단 산행(2시간)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8/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어둠에 갇힌 행궁(05:20)
2) 북문(全勝門. 05:25)
3) 자주조희풀
4) 예전같지 않은 큰제비고깔
5) 산성 아래를 치맛자락처럼 덮었던 물봉선도 몇 개체만이 고개를 내밀고...
6) 서문 전망대(06:00)
7) 나팔꽃
8) 끝물인 큰꿩의비름
9) 성벽에 의지해 살아가는 익모초
10) 이질풀
11) 순수한 무궁화
12) 남문(至和門)
The Sound of Silence / Simon & Garfunk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