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1> 설화(雪花) 속의 동화(童話)같은 민주지산(岷周之山) (1) 민주지산은 어떠한 산인가? 隣近에 민주지산 같은좋은 산이 있슴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의 품에 들 겨를이 없었다. 아니 내가 게을러서 그를 찾지 못했다는 표현이 正確할 것이다. 5만분지 1 지도를 더듬어 보니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을 거쳐 내려온 백두대간은 충북과 경북, 그리고 전북의 경계에 삼도봉(1177m)을 낳고는 다시 대덕산(1290m), 덕유산, 영취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내달리는데 그 백두의 장엄한 줄기에 놓인 삼도봉으로부터 충북 영동군지경에서 분기한 하나의 아름다운 산줄기가 있었으니 민주지산 줄기가 그것이었다. 민주지산(岷周之山)을 한자 의미대로 풀어 보면, 岷(산이름 민), 周(주변 주), 之(...의, 지), 山(뫼 산) 인데, 이를 나름대로 알기 쉽게 해석해보면, "주변에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첩첩산중의 산"이 될 것이다. 동남쪽은 경북 김천시, 남서쪽은 전북 무주군과 접하며 북동, 북서쪽은 충북 영동군에 접하는 삼도의 접경지에 삼도봉(三道峰, 1176m)이 있으며 바위모양이 쌀겨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붙인 석기봉(石奇峰, 1200m)과 영동의 최고봉 민주지산(岷主之山, 1242m), 북측의 각호산(角虎山, 1176m)과 더불어 기다란 마루금을 형성하고 있다. 산줄기는 각호산에 이르러 다시 크게 융기한 후 1.6km 북측의 도마령(해발800m)에서 곤두박질친 후 천마산(960m), 삼봉산(930m)으로 연결되는 또 다른 산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도마령(都馬嶺)은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을 나누는 지점에 位置하며 칼을 든 장수가 말을 타고 넘었다 하여 도마령이라 이름 지었고, 답마령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삼도봉에서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에 이르는 말발굽형의 마루금은 북측의 덕유산과 남측의 지리산까지 一別할 수 있는 장엄한 眺望과 雪花가 압권일 뿐만 아니라 그러한 1000m급 이상의 첩첩 산봉우리에서 스며 나오는 맑은 물이 끝없이 흐른다하여 물한계곡이라 칭하는 골짜기를 12.8km에 걸쳐 형성하여 그 初入에 들어서면 알프스의 골짜기에라도 들어온 듯 청정함을 자랑한다고 한다. (충북 영동군 문화관광과 참조하여 편집) (2) 산행계획 여러 산행 사이트를 보니 민주지산의 겨울 雪景이 압권이라 했다. 그런데 토요일(07/1/27) 계룡산행을 하여보니 설경이 장관이었다. 그렇다면 설경이 압권이라는 민주지산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내 일요일(07/1/28)까지 연이은 산행으로 이어지게 됐다. 아내와의 사소한 冷戰으로 이번에도 혼자 나서게 되었는데 [물한리-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물한리]의 15km 민주지산 완전 종주 코스를 택하기로 하였으나 거리도 거리려니와 처음 찾는 산이고, 혼자만의 산행인 관계로 약간의 두려움마저 일었지만 민주지산으로 向한 그리움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 물한계곡까지 08:30분 집을 나서니 싸락눈이 앞을 가린다. 황간IC에 도달하기 까지 주변을 살피니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山천막을 바치는 기둥인 백두대간이 스쳐 지나는 산줄기는 그렇게 웅장하게 차일을 들어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5만분지1 지도를 살피며, 주민에게 물어물어 물한리 초입에 도달하니 청정한 자연이 펼쳐진다. 하얀 눈꽃을 피운 감나무 군락과 굵게 패여 쌓아 놓은 장작더미, 아담한 촌락들은 스위스의 알프스 골짜기에라도 든 느낌이다. 그런데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좁다란 2차선 도로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도로에 내린 눈이 바람에 물안개처럼 피어오르고 때론 結氷이 되어 있다. 산행기를 보니 민주지산 완전 종주에 7시간 정도가 소모된다고 하였는데 10:30분 시작하더라는 오후 6시쯤에야 하산할 수 있을 터인데 어둠과 추위, 도로의 결빙등이 완전 종주를 망설이게 한다. 긴 계곡 여행 끝에 물한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악회원들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가 20여대나 주차해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오르신 모양이다. 안내도 앞에 서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여 보니 아무래도 완전종주는 무리일 것 같고 [물한리-민주지산-석기봉-물한리]로 수정하여야 할 것 같다. 그 코스도 5시간을 족히 걸릴 것이라니 하산하면 오후 4시 언저리가 될 것이다. (4) 물한리-민주지산(1241.7km) [10:40-12:40, 120분, 4.3km] 물한리에서 유명한 잣나무 숲까지 오며 보니 밑에서 보다 훨씬 많은 눈이 쌓여있고 그 눈길을 수많은 등산객이 줄지어 오르고 있다. 나처럼 홀로 등산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내와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잣나무 숲에서 민주지산으로 가는 지름길인 쪽새골길을 택하니 오름이 완만하여 빨리 가고 싶은데 많은 사람이 줄지어 오르다보니 빨리 갈 수 없다. 그래! 오늘은 그저 경치나 감상하며 쉬엄쉬엄 가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오르다 보니 오를수록 점점 적설량이 많아지며 白色의 세계가 펼쳐진다. 하늘에서 밀가루 폭탄을 터트린 듯 하얀 서설을 뒤집어 쓴 숲이 애처롭다기보다는 솜털 같은 촉감이 느껴지며 백설 공주가 사는 세계같이 느껴진다. 드디어 쪽새골갈림길인 민주지산 마루금에 도달하니 벌거벗은 이정목이 칼바람의 추위에 떨고 있었는데 600m 위에 상봉이 있고 1.8km지점에 석기봉이 있다고 팔 벌려 웨치고 있었다. (5) 민주지산(1241.7km)-석기봉(1200m) [12:40-14:20, +100=220분, +3=7.3km] 그 이정목을 지나 된 비알을 오르니 상봉인데 인산인해다. 사람만 많지 않았어도 童話 속의 雪花의 세계라 생각할 만한데 소란스런 사람들의 웅성임에 그런 생각이 싸악 달아난다. 그리고 압권이라는 조망은 흩날리는 눈발에 생각도 못하겠다. 덕유산, 황악산, 덕유산, 지리산의 조망은 물론이고 지근거리의 각호산, 석기봉 뿐만 아니라 그들에 도달하는 마루금조차 어림되지 않는다. 잠시 上峰에 머무른 후 내려와 쪽새골갈림길에서 석기봉으로 향한다. 육산길인 마루금 양편으로 도열한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들의 가지가지마다 설화가 피어있어 누가 굴참이고 신갈이고 떡갈이고 졸참인지 구분하지 못하겠다. 다만 산죽들만 하얀 눈덩이를 우산처럼 쓰고 그 새파란 잎사귀를 들어 배웅할 뿐이다. 그저 평탄한 오솔길을 걷노라니 시야가 훤한 안부에 이르렀는데 잠시 눈이 그치고 서설을 뒤집어 쓴 석기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쌀겨가 쌓인 듯 한 석기봉이 그 가파른 오름을 뽐내고 있다. 조망처에서 본 대로 석기봉 정상부에 도달하니 그 가파른 비알이 줄 하나만 늘어트리고 고압적으로 버티고 있다. 산객들이 비명을 지르거나 아예 달라붙지도 못하고 우회로를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막상 비알을 정복하고 나니 암릉과 비탈과 조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가 압권이다. 비록 먼 조망은 불가하지만 잠시 그은 눈발에 대간으로 통하는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며 물한계곡으로 추락하여가는 산매무새의 현란함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6) 석기봉(1200m)-물한리[14:20-16:20, +120=340분, +4.8=12.1km] 석기봉에서 내려오는 길도 그 가파름이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 어떤 산이든 상봉보다도 제2봉이 더욱 잘 생긴 것은 왜일까? 계룡산의 경우 천왕보다 쌀개봉이, 덕유산의 경우 향적봉 보다 남덕유나 장수덕유가, 속리산의 경우 천왕봉 보다 문장대나 관음봉이 훨씬 잘 생겼다. 이곳 민주지산도 그런 것 같다. 상봉인 민주지산보다도 제2봉인 석기봉이 훨씬 잘 생겼다. 그래서 사람의 경우에도 이방원처럼 장남보다 차남 중에서 인물이 나오는가? 그런 생각을 하며 석기봉을 내려오니 역시 또 다른 이정목이 삼도봉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가리키는 곳으로 따라 내려가니 아담한 팔각정자가 서 있다. 갈 길이 바빠 스쳐 지나니 삼도봉가는 길과 은주암골길로 가는 갈림길인데 시간상 여기서 하산하기로 한다. 어차피 완전 종주가 아닌 바에야 언젠가 종주할 기회는 있을 것이니까 말이다. 가파른 내리막을 아예 주저앉아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 初老의 아저씨, 아줌마들을 바라보니 산은 나이를 불문하고 童心으로 만드나 보다 하고 생각해 본다. 가파른 비알을 내려오니 완만한 오솔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장장 6km라니 조바심을 갖지 말고 유유 작작 내려가노라면 끝이 있을 거라 생각해본다. 오를 때와는 달리 앞서가는 이도, 따라오는 이도 없이 홀로 눈 덮인 심심산골을 내려가는 호젓함에 젖어본다. 옛날 같으면 호생원의 領域이었을 법한 密林 같은 숲속이지만 오늘 산행중 사람이외에 어떠한 동물도 만나지 못했다. 백색의 세계는 새 한 마리 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생쥐 한 마리도 기어 다니지 못하게 하는 걸까? 그렇게 내려오니 삼도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고, 이어 거대한 낙엽송 군락과 잣나무 군락이 이어진 날머리가 반겨준다. (7) 후기 1) 혼자만의 산행이었지만 민주지산의 설경을 마음껏 탐닉한 하루였다. 2) 언젠가는 각호산에서 삼도봉까지 완전 종주에 도전해 보고 싶다. 3) 안내간판의 거리가 불분명한 점이 아쉬웠다. 이 부분은 민주지산을 관리하는 영동군에서 한시바삐 정비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각호산에서 민주지산까지 거리에 있어서 초입의 안내도에는 2.2km로, 마루금의 이정목에는 3.4km로 되어있다. 다른 구간도 많이 다르고 심지어 이정목마다 다른 거리표기를 볼 수 있다. 4) 전체적으로 그렇게 난해하지 않은 편안한 산행길이라고 보며 아내와 더불어 봄, 가을, 여름 골고루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5) 특히 물한리로 진입하는 긴 계곡 양옆으로 펼쳐지는 풍광 역시 아주 좋은데 한국 전통가옥 구조로 된 마을과 전통공예단지로 정비하면 국가적인 관광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았다. 일본의 북알프스 언저리 이시가와현 가가마을의 경우 옛날엔 貧村이었는데 전통 일본 건축물과 공예마을 조성으로 도회생활 못지않은 수입을 올린다고 들었다. 물한리의 경우 몇 몇 아낙들이 곶감을 들고 나와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주변 풍광을 보건데 전통마을을 조성하면 커다란 성공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배달9204/개천5905/단기4340/서기2007/1/28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물한리 주차장과 주변 풍광 2. 안내도(여기 표시된 거리가 맞는가? 이정목의 거리가 맞는가?) 3. 물한계곡 유래비 4. 낙엽송이 우거진 들머리를 지나 5. 청정한 물한계곡 6. 순백의 세계가 펼쳐지고 7. 산죽만이 간신히 푸르름을 내밀고 8. 끝없이 이어지는 백색의 세계 9. 거기를 오르는 산객들 10. 그리고 나 11. 마침내 도착한 마루금의 이정목 12. 눈 내리는 민주지산 정상 13. 정상은 인산인해 14. 석기봉 가는 길 15. 마침내 모습을 보인 잘 생긴 석기봉 16. 석기봉 정상부 모습 17. 날머리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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