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2004 유럽 여행 시조[14-17] 밀라노 두오모 –14. 스포르쩨스코(SPORZESCO)城
너희가 이 성을 쌓아 밀라노를 지킬 때
우리의 삼별초는 항몽(抗蒙)하며 싸웠지.
성벽의 돌 틈사이로 울부짖음 들린다.
15.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외부
제우스 버리고서 기독을 받아들여
돌로 빚은 두오모 바라보는 사람들이
거대한 성경책 펼쳐 읽으려는 듯 서있다.
16.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내부
성모 마리아 굽어보는 열주(列柱)의 그늘 아래
색색의 스테인 글라스는 영롱히 빛나는데
주교(主敎)는 아는지 모르는지 천년세월 누웠다.
17. 밀라노 갤러리아
스스로 중국(中國)이라 칭하는 지나를 흉봤는데
4대륙사람 밀라노에 조아리는 너를 보니
로마가 쓰러진 이유 여기 와서야 알겠다.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4/1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스포르쩨스코성과 셈피오네 공원
1-1. 스포르쩨스코 성 앞에서
1-2. 城內의 박물관 입구
1-3. 남들 아랑곳하지 않고 남들도 관심없고 솔직한 사랑의 표현,
대신 단란주점등 퇴폐업소는 없다. 셈피오네 공원 곳곳에 이런 진풍경
1-4. 스포르 쩨스코 성곽과 해자
[셈피오네 공원에서...]
1-5. 이 무너진 성벽을 기준으로 쎔피오네 공원과 스포르쩨스코성 구분
1-6. 성 안에 있는 비스콘테가 문장
1-7. 두오모 광장 근처의 거리
2. 밀라노 갤러리아
2-1. 두오모 광장근처 밀라노 거리 모습
2-2. 갤러리아 입구
2-3. 갤러리아 내부
2-4. 갤러리에서 만난 전형적인 이태리 소녀
2-5. 갤러리 중앙의 동서남북 면의 점령지에서의 카톨릭 숭배 그림, 이 그림은 흑인을 교화하는 모습
2-6. 위 4대륙 4인종이 이 바닥의 십자가를 향하여 고개를 숙인다는
전세계를 카톨릭화하여 하느님의 나라로 만든다는 의미를 지녔다고 함.
2-7. 로마를 상징하는 이 개의 중심부를 발로 밟고 한바퀴 돌면 다시 이태리에 온다 함.
3.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3-1. 두오모 성당 외관
3-2. 외벽 장식물 - 하나 하나가 예술
3-3. 성당 내부 바닥
3-4. 성당 내부 스테인 글라스 장식
3-5. 두오모 내부의 열주
3-6. 두오모 광장의 빅토리오 엠마뉴엘레2세 동상
3-7. 스칼라 극장 앞의 레오나르도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4.15~1519.5.2) 동상
덧붙임)
(1)
04/4/17 오후(현지시각)
점심 식사 후 전시장을 나온 일행은
스포르체스코성(Castello Sforzesco)으로 향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푹 쉬다 가겠다고 다짐하였건만
이국의 풍물을 바라보니
조국의 역사와 조국의 현실이 대비되어 다가옴은 어쩔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키지 말고
오직 현재 속에 혹은 중세 속으로 푸욱 빠져 들어가
나의 인연과 잠시 단절하여 보자고 다짐해보지만
그리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부터라도 궁상맞게 수첩을 펴들고
잘 짓지도 못하는 시조를 짓는다고 긁적대지 말고
일행과 어울리며 고적을 감상하는데 시간을 할애하자고 다짐해본다.
(2)
스포르체스코성은
밀라노 두오모 성당과 셈피오네 대공원과 더불어
일직선으로 도시의 축을 형성하여 밀라노가 발전해 갔단다.
르네상스시기에 이곳 대공으로 있던
스포르자의 성이 그 기원이라는데
내부 중정에는 가벽을 세워
이 성의 역사를 판넬화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성을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다는 게 의외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이 성의 설계에 참여했다고 하며
15세기에 이 조그만 성채로 시작한 이 성은
밀라노란 도시의 기원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고려 말 삼별초가
몽고군에 저항하던 때쯤이 아닌가 싶다.
나폴레옹도 한때 이 성의 파괴를 명하기도 했다한다.
또 1884년에는 도시계획에 따라 파괴의 위기를 맞았다가
건축가들의 반대로 유지될 수 있었고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연합군의 폭격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단다.
스포르체스코성은 'ㅁ'자로 된 견고한 성채이다.
정문을 들어서니 왼쪽 방이 역사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중세의 갑옷, 투구, 창, 칼, 도끼 등의 무기류와 조각상들이 놓여져 있다.
그러고 보니 성의 대부분은 박물관으로 바뀌어
여러 가지 전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미술관, 고대 악기 박물관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미술관이다.
미술관에는 고대 로마시대, 초기 그리스도교시대부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이 많이 남아 있는데
특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유명하다.
'피에타'는 성모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장면을 조각한 작품이다.
미켈란젤로가 죽기 몇 일전까지 제작하고 있었다는 미완성 작품(론다니니의 피에타)이다.
그러나 성모가 무릎위에 죽은 예수를 놓고 있는 피에타와는 달리
선채로 예수를 뒤에서 안고 있는 모습에서 자식을 잃고 애타는
성모의 슬픔이 한층 드러나 있는 듯 하다.
(3)
성 옆으로 보이는 넓은 정원은 바로 셈피오네공원(Parco Sempione)이다.
공원 곳곳의 벤치에 앉아있는 선남선녀들이 진한 애정 표현을 하고 있다.
현지인들이야 무관심하다지만 이방인인 동얀인의 눈에는 민망하기까지 하다.
공원에서 성 외곽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데
밖에서 보는 성의 외관이 한층 돋보인다.
그런데 덜컹거리는 소리가 있어 가만히 들어보니 전철 소리다.
바로 이 성 밑으로 지하철이 지나간다는 것이다.
밀라노도 유적의 도시라서 이러한 것들을 피해나가다 보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
현대와 고대가 교묘히 공존하는 형태를 취한다고 설명은 하지만
성벽에서 울려오는 지하철 소리는 왠지 어울려보이지는 않는다.
성 밖의 해자(垓字)나 승강다리등은 그 우리의 축성과 같은 원리이다.
스포르체스코성을 돌아 조금 걸어가니
두오모 광장과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이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4)
먼저 두오모(Duomo)란 말에 대하여 알아보자.
영어의 돔(dome)과 같은 뜻으로
라틴어(語)의 도무스(domus)를 어원(語源)으로 한다.
영어의 돔은 반구형(半球形)의 둥근 지붕, 둥근 천장의 뜻으로 사용되는 데 대하여
이탈리아어의 두오모와 독일어의 돔은 대성당(大聖堂:cathdrale)을 말한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든지 중심부에 두오모성당이 있다.
로마에도, 피렌쩨에도, 베니스에도, 오르비또에도 두오모가 있다.
두오모 앞에 있는 광장을
두오모 광장 혹은 기적의 광장이라 하는데
비둘기와 젊은이들의 천국이다.
성당앞 계단에는 젊은 남녀들이 떼 지어 앉아 있는데
광장에 앉아있는 비둘기 숫자만큼이나 많게 보인다.
일행들이 갤러리아에서 쇼핑하는 동안 그들 틈에 끼여 앉아 시조 한수 지어 보았다.
자유분방한 이국의 젊은이들 틈에서
광장을 지그시 내려다보며 시조를 짓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들도 궁상떠는 줄 아는지 모르는지 가끔 낯선 동양안에게 눈길을 준다.
광장 중앙에는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동상이 서 있고
Galleria라는 아케이드가 광장주위를 감싸고 있다.
(5)
두오모광장 앞 갤러리아 상점가(Galleria Vittorio Emanuele2세)는
1865년부터 13년에 걸쳐 완공된 아케이드로써
유리로 장식된 높은 돔형의 천장과
모자이크로 장식된 바닥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통로 양쪽으로는 멋진 카페와 부티크 등이 줄지어 있다.
그 당시에 천정을 유리로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것은
건축가적인 입방에서 살피건대
아주 대단한 기술적 자신감이 아니면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현대적 기술로도 천정을 유리로 한다는 것은
지칫 빗물이 샐 수 있어 금기시하는 설계이며
그러한 건물에서 실재로 누수 현상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갤러리아가 새는지 어쩌는지는 모르겠지만
겉보기에는 멀쩡한 것을 보니 궁륭에 올라가 그 공법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6)
아케이드 유리천정 바로 아래
동서남북 4면의 반원형의 벽면에
교황 앞에 조아리는 사람들의 벽화가 있는데
그 사람들은 모두들 궁륭부 아래 바닥에 그려진 십자가를 향하고 있다.
동쪽은 삿갓을 쓴 누런 황인종이,
서쪽은 옥수수를 들고 깃털달린 관을 쓴 인디언이,
남쪽은 벌거벗은 흑인이,
북쪽은 야만스런 바이킹족이 무릎 꿇고 교황의 손에 입맞춤을 하고
갤러리 중앙의 십자가에 경배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로만 가톨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상이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中國)은 흔히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華夷思想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중국이 세계 중심국가이며
여타의 국가는 변방국이며 야만국이라는 오만한 사상이다.
한마디로 모든 가치관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배타적인 사고인데
이는 중국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국가나 민족, 집단이 그랬다.
그러한 선택된 착각이 전쟁을 불러왔고,
충돌을 불러왔고, 비극을 불러왔는데
우리 배달민족만이 그러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상으로
살아오지 않았나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의 지식인들은 중국이라기보다는
지나(支那)라 불러주기를 원한다고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인데 그래서 필자는 중국을 지나로, 일본을 삼도라 부른다.
어쨌든 로만카톨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상을 그린 이 갤러리아를 보건대
그들도 중국인이나 일본인들과 진배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로만 가톨릭 이외의 타민족의 종교는 야만이라는 생각,
내 것만이 최고요, 유일무이라는 생각 때문에 로마는 망하지 않았을까?
(7)
광장 중앙에는 동서 길이 100m에 이르는 대성당이 세워져 있고,
동쪽에는 '피사의 사탑'으로 알려진 부속종탑이 있다.
대성당과 종탑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물리학상의 중요 발견을 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세례당과 무덤(캄포산토) 등이 남아 있어
중세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종탑은 1173년 착공하여 14세기 중반 완성하였으며
바깥 둘레의 지름 17m, 높이 55m이다.
원통 모양으로서 탑 안쪽은 비어 있다.
맨 위층에는 종을 매달아 놓았으며,
층마다 원기둥으로 된 콜로네이드 회랑이 둘러싸고 있다.
착공 직후부터 지반 침하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여
1993년 납과 강철 케이블로 보강해 놓았다.
1153년 건설한 둥근 모양의 세례당은
바깥벽 전체를 대리암으로 된 콜로네이드로 장식해 놓았다.
이곳에 있는 6각 모양의 설교단은 대리암 원기둥 7개가 받치고 있으며,
각 면에 수태고지를 묘사한 부조가 새겨져 있다.
광장 북쪽에는 1278년 세운 고딕양식의 네모꼴 무덤과 대주교관, 칼리타의료원 등이 있다.
(8)
밀라노 대성당은
로마 두오모인 베드로 성당에 버금가는
성당을 만들기 위해 착공된 밀라노시의 상징물인데
이탈리아 고딕 건축의대표인 이 성당은
세계 3대 고딕양식의 성당 중 하나란다.
길이 157 m, 폭 92m, 높이 109m로 성당으로는
로마에 있는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 이어
세계 2번째의 규모를 자랑한다.
1385년 비스콘티 공작의 명에 따라 공사가 시작되어
이후 450년이라는 긴 공사기간을 거쳐
1958년에 완성을 보았다하며
마치 숲을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고딕 양식에
135개나 되는 첨탑 하나하나마다
3,159개에 달하는 사도와 성자들의 조각품을 올려놓았다.
상륜부의 거대한 Dome은 베드로 성당의 것을 모델로
1463현상 설계에 당선된 건축가 브루넬스키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9)
성당 정면을 보면 5개의 문이 있는데
1906년부터 1965년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의 조각가들이 만들었다.
그 문짝에 그려진 조각물들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좌측의 문은 콘스탄티누스대제의 기독교 신앙의 자유를 인정한
밀라노칙령을 주제로 한 미네르비의 작품(1948)이고,
다음 문은 밀라노 보호성인 암브로조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카스틸리오니의 작품(1950)이고,
중앙의 대문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호화스런 고딕양식으로 그린
포리아기작(1908)이고,
제4의 롬바르디작의 문은
밀라노 주변 역사를 그린 펫시나(1950)이고,
5의 문은 바로 본 성당의 역사를 그린
밍구찌의 작품(1965)이라 한다.
정면뿐이 아니고 전후좌우 정교한 조각품이
첨탑과 어우러져 신이 빚은 예술품이다.
건물의 모서리 상륜부 들에도 커다란 이무기들이
혀를 내밀고 도망가는 조각이 있는데
이는 사탄이 도망가는 형상으로
악이 범접치 못 하게하려는 의미라 했다.
정면의 문들의 조각들은 그 이후에 계속 진행 되어 왔고
또한 지금도 보수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58년 이 성당이 완성된 것이 아니고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아무튼 이렇다보니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떼 지어
이 성당을 사방에서 올려다보지 않을 수 없는데
마치 거대한 성경책을 펼쳐 읽고 읽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조각품 하나하나가 성경의 귀절들을 주저리주저리 달고 있는듯이 보였다.
(10)
성당 내부를 보려면 철저한 검색을 받아야하는데
최근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테러로
징그러울 정도로 몸 곳곳을 뒤진다.
내부에는 거대한 52개의 열주가 늘어선 광대한 공간이 있고
15세기 때의 작품인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빛이 들어와
거대한 공간의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음침한 성당내부를 신비스럽게 만들어준다.
안은 몹시도 어두운데 벽면 하나하나에 조각된 성인들 밑에 켜진
수십 수백 개의 촛불들,
의자에 앉아 조용히 예배를 보는 경건한 신도들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웅성거리거나 말거나 경건한 자세로 기도하는 모습이다.
스테인 글라스가 빛나는 벽체 아래 곳곳에 이 성당의 주교들의 무덤이 있는데
그들의 행적을 따르는 이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도 하고
꽃도 바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주교들의 실재 시신은 지하에 있고,
겉에 보이는 것은 밀랍인형이라 한다.
(11)
1063년 착공한 대성당은 5랑식(五廊式) 성당으로서
내부 평면이 모든 구라파의성당이 그렇듯이 십자가 모양이다.
교차부에는 둥근 천장을 얹었고, 파사드는 하얀 대리암으로 만들어
화려하게 꾸몄으며, 3개의 정문은 원기둥으로 구분해 놓았다.
후진(後陣)의 둥근 천장은 모자이크로 장식하였고,
신랑(身廊)의 설교단에는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서 따온 여러 장면들을 새겨 놓았다.
두오모의 외관만이 아니고 내부 벽면 전체가 성경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신랑 천장에는 갈릴레이가
'진자의 법칙'을 발견하는 계기를 얻었다는 램프가 걸려 있다.
내부에는 15세기의 눈부신 스테인드글라스가 장식되어 있으며,
성당 보물실에서는 4-12세기 사이의 각종 보석들이 보관되어 있다.
성당 위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로 옥상 탑을 오를 수 있다는데
올라간 탑에서는 밀라노 시내뿐이 아니고
맑은 날 Alps를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1987년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1805년 나폴레옹이 당시 미완성인 이 두오모 성당에서
황제의 대관식을 가졌던 이유를 알만 하다.
밀라노에는 이 밖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극장의 하나인
스칼라극장(Teatro alla Scala),
라파엘로, 베르니니, 카라바지오등의 작품들이 소장되어있다는
브레라 미술관(Pinacoteca di Brera)등이 있다는데 가보지는 못했다.
(12)
성당을 나와 다시 엠마뉴엘2세 동상이 서있는
두오모광장을 내려다 보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앉아 있는 계단에 함께 앉아
대성당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본다.
이 성당을 오백년간 지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교황의 사역령에 신음하여야 하였을까?
만민이 평등하다는 하나님은 왜
수많은 만민을 동원하여 이런 부질없는 구조물을 세웠을까?
가이드에 의하면 두오모의 외벽에 붙일
대리석들을 싣고 온 마소들의 분뇨처리를 위해
두오모 중심으로 5개의 강을 팠을 정도이고,
또한 초기에는 수많은 노예들이 이 성당의 축조에 참여 했다고 했는데
그것이 과연 하나님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신의 참뜻이었을까?
또한 기록에는 우리 배달민족은 그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물과 비교될 유물유산이 왜 없을까?
그렇다, 우리가 이러한 유물이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간존중의 사상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하늘을 시켜서 저런 구조물을 세울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뒤꼍에서 정화수를 떠다놓고
삼신할미께 두 손모아비는 신앙으로 발전된 것이고
내가 최고라는 오만으로만 생각해낼 수 있는 저러한 거대한 경배 구조물을
세울 생각은 애시당초 없었던 것은 아닐까?
또한 그러한 사상을 가지고는 친자연적인 흙, 짚, 나무들을 이용한
토담, 지붕, 서까래, 대들보, 포작으로
건축물을 지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러한 소재들은 전쟁이라도 한번 날라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할 운명이었고
그것이 기껏해야 무덤 정도와 주초석으로만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동양최대였다는 황룡사9층목조탑도
몽고의 침입으로 불탔지 않은가?
그래!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사람존중의 근본 사상이 있었기에
수많은 심음소리로 지어야하는
저러한 두오모를 우리 조상들은 생각할 수 없었던 거야!
고통의 울부짖음으로 지어야하는
대리석으로 된 저러한 거대한 구조물은
도대체 우리의 철학과 사상으로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불경스런 것이야!
이러게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가는데
일행들이 돌아가자고 외치는 소리에
감았던 눈이 떠지며
나를 붙잡는 광장의 젊은이들과
비둘기들을 뿌리치고 일어선다.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4/1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