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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을 올랐습니다.
원래는 설악산을 가기로 동료와 약속을 했었는데, 설레는 맘에 새벽 1시가 되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소풍가는 아이처럼 들뜬 마음으로 배낭을 챙기다 잠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약속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분한 생각에 챙겨둔 배낭을 메고 혼자 북한산성 입구로 향했습니다.
약속시간을 지킨다고 TV로 알람을 맞춰뒀는 데도 일어나지 못한 게 화가 났지만 몸도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과로로 몹시 지쳐있었고 이번 설악산 산행으로 몸과 맘을 달래려고 한 것은
지나친 욕심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휴일 새벽을 울리는 알람은 가족들도 무시했었나 봅니다.
북한산 입구를 출발해서 백운대를 오르고 동장대 대성문 대남문 구기동으로 북한산을 일주했습니다.
백운대의 모습입다.
백운대는 커다란 바위로 약 400m를 좁고 가파른 돌 위를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으로 늘 북적거립니다.
일찍 가서 사람이 적을 때 올라야 빨리 올랐다 내려올 수 있습니다.
백운대에서 남쪽을 바라보았습니다.
백운대에서 서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북한산은 외양도 아름답고 다양한 등산코스가 있으며, 곳곳에는 유서깊은 사찰과 유적지가 남아있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산 하나만으로도 많은 축복을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라볼수록 친근한 산입니다. 산성을 따라가는 등산로는 평탄해서 누구에게도 부담되지 않는 산입니다.
정상부위는 산성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북한산성 소개
백제가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에 도읍을 정하였을 때 도성을 지키는 북방의 성으로 132년(개루왕 5)에 축성(築城)되었다. 이때 백제의 주군력(主軍力)이 이 성에서 고구려의 남진을 막았으며, 그뒤 근초고왕의 북진정책에 따라 북벌군의 중심요새가 되었다.
1232년 고려 고종 때는 이곳에서 몽골군과의 격전이 있었고, 현종은 거란의 침입을 피하여 이 성에 태조의 재궁(梓宮)을 옮긴 일도 있는데 이때 성의 중축(重築)이 있었고, 1387년 우왕 때는 개축공사가 있었다.
조선시대에 와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침을 자주 당하자 도성 외곽성의 축성론이 대두하여, 1711년(숙종 37) 왕명으로 대대적인 축성공사를 시작하여 석성(石城) 7,620보(步)가 완성되었다.
성의 규모를 보면 대서문(大西門) ·동북문(東北門) ·북문 등 13개의 성문과, 자단봉(紫丹峰) 위에 동장대(東將臺) ·나한봉(羅漢峰), 동북에 남장대(南將臺) ·중성문(中城門), 서북에 북장대(北將臺)가 있었고, 1712년에 건립한 130칸의 행궁(行宮)과 140칸의 군창(軍倉)이 있었다. 성내 중흥사(重興寺)는 승군(僧軍)을 배치한 136칸의 대찰이었으며 12개의 사찰이 있었다. 지금은 성곽의 여장(女墻:성위에 낮게 쌓은 담)은 무너졌으나, 대서문이 남아 있으며, 성체(城體)는 완전히 보존되었다. 1990년부터 훼손된 동장대·대남문·대성문·대동문·보국문과 성곽들을 보수·복원하여 거의 완공 단계에 있다.
대동문 모습
대성문
단풍도 찍었습니다.
그래도 들꽃을 찾는 일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머지 않아 들꽃들도 다 사라질 것 같습니다.
산부추
구절초입니다.
구절초는 물 빠짐이 좋은 양지바른 곳에 잘 자랍니다.
숲 속에는 자라지 않고 도로를 내기 위해 깎아낸 절개지나 마사토로 된 경사지에 많이 자랍니다.
이 꽃도 산성 돌 사이에서 찾았습니다.
까실쑥부쟁이
자주쓴풀입니다.
늦게 피는 꽃입니다. 요즘은 모든 들꽃이 무척 서두르는 모습이더군요.
된서리가 내리면 모두 돌아가야 하니까요..
사위질빵이 씨를 맺었습니다.
흰꽃향유입니다.
도감을 찾았더니 최근에 지리산에서 발견된 신품종으로 별도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꽃은 북한산에서 찾았으니 신품종 목록에서 제외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혹시 북한산에 아주 희귀하게 자라는 것이라면 씨앗 많이 맺고 내년에도 널리 번성하길 기대해 봅니다.
범의꼬리
태백산 금대봉을 올랐습니다.
등산을 한다기보다는 산속을 어슬렁거리며 산행합니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산에서도 뭐에 쫓기는지 강행군을 합니다. 하루에 이동하는 거리도 멀고 속도도 빠릅니다.
이런 일행과 산행은 다녀오고 나면 앞 사람 엉덩이만 쳐다보며 따라다닌 기억밖에는 별로 없습니다.
들꽃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느긋하게 산을 돌아다녀야합니다.
새로운 꽃을 보거나 경치가 아름다운 장소에 다다르면 걸음을 멈추고는 오랜시간 즐기다가 다시 걷습니다.
태백산 인근의 금대봉은 해발 1,400여 미터이지만 차량이 산의 정상까지 다다르기에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야산이나 인근에서 보기 어려운 귀한 들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동물 이름이 들어가는 식물이 많았습니다.
많은 식물 이름은 동물 이름이 만들어지고 나중에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올린 식물 이름에는 범, 쥐, 노루, 뱀, 꿩,기린, 잠자리라는 동물이 들어있습니다.
쥐오줌풀
노루오줌풀
꽃향기가 쥐오줌 냄새가 나고 노루오줌 냄새가 나는지 잘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참배암차즈기
병아리를 물려고 입을 벌린 뱀 같습니다.
은꿩의다리
꿩의다리도 종류가 참 많습니다. 아래는 꿩의다리이고 위에는 은꿩의다리, 지난번 포스트에서 자주꿩의다리, 작년에 금꿩의다리를 올렸으니 벌써 4종류의 꿩의다리를 올렸습니다.
줄기가 가늘고 꿩의다리처럼 생겼다고 그렇게 이름이 지어진 것 같습니다.
꿩의다리
태백기린초(麒麟草)
어떤 모습이 기린을 닮은건지?
넓은잎잠자리난
감자난
감자난은 멧돼지가 좋아합니다. 작은 감자 같은 구근이 달렸습니다.
식물 중에서 난초가 가장 진화한 식물이라고 관련학계의 학자들은 의견이 일치한다고 합니다.
난은 전 세계에 730 속 20,000여 종이 있으며 특히 열대지방에 많이 서식합니다.
우리나라에는 41속 80여 종이 자라고 있습니다.
나리난
금대봉은 백두대간의 한 줄기로 소등같은 능선을 경계로 인연이 갈라지는 무정한 장소랍니다.
이 산등성을 기점으로 남쪽 또는 동쪽으로 떨어진 빗방울은 낙동강물이 되고 서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한강이 됩니다.
낙동강물이 된 빗방울은 남해에 이르고 한강이 된 빗물은 서해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들은 어쩜 천 년이 지나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산오이풀
지난 10월1일 공룡능선을 넘으며 간간이 찍은 꽃들입니다.
해발 1,000m 이상에서 찍은 꽃들인데 높은 지역이라 이미 몇 번 무서리가 내려 연약한 꽃은 시들고 난 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최남단 마라도 해안에서 백두산 천지에 이르기까지 약 3,500종의 식물이 자란다고 합니다.
제주도에는 1,800종이 자라고, 지리산에는 1,300종, 설악산에 1,000종이 자란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도 매년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있으니 정확한 종 수는 누구도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변종 정도로 분류하던 것도 새로운 종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람꽃
우리나라에는 약 17종의 바람꽃이 있습니다.
이 바람꽃은 설악산 정상 암반 아래 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지반 위에
지배적인 세력을 확보하며 억세게 자라고 있습니다.
2월경 늦겨울 변산바람꽃을 시작으로 꿩의바람꽃, 너도바람꽃, 만주바람꽃
회리바람꽃은 피는 순서에 따라 이미 이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이 바람꽃은 앞에 수식어가 없는 바람꽃입니다. 9월경에 피는데 그날은 거의 지고 일부만 피어있었습니다.
삽주
산앵도나무
우리나라 전국각지 해발 600m 이상에 자랍니다.
붉은 열매는 먹을 수 있지만 따지는 않았습니다. 배고픈 산새가 주인일 것 같습니다.
솔채꽃
산속 깊은 곳에 납니다. 식물원에서도 보았지만 산속에 자생하는 것이 더 정겹습니다.
금강초롱입니다.
이런 꽃이 피기에는 좀 늦은 시기입니다.
한국에만 자라는 특산종입니다.
중부 이북 고산지역에 자라고 토양이나 여건에 따라 흰색 분홍색 진보라색으로 핍니다.
바위떡풀
그늘돌쩌귀
생물의 분류에는 종 위에 속 과 목 강 문 계라고 근친성이나 진화상의 원근관계로 따져서 분류합니다.
이 들꽃은 초오속에 들어가는데 이 속에는 바꽃,투구꽃, 돌쩌귀, 진교 혹은 진범으로
우리나라에는 18종이 자라고 있습니다.
뿌리에는 마늘 같은 것이 달리는데 맹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만
강력한 강심작용을 지니고 있어 매우 소중한 한약재가 됩니다.
옛날에는 화살촉에 묻혀 사냥을 하는 독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연구도 무척 많이 이루어진 식물입니다. 기회가 난다면 이 독성분을 좀 더 공부하려고 합니다.
각시취
생강나무입니다.
이른봄 산에서 가장 빨리 피는 나무꽃입니다.
열매가 검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열매를 짜서 머릿기름을 뽑았다고 합니다.
야산에서는 열매 맺는 것을 잘 볼 수 없습니다.
지난 일요일 10월 22일 경기도 양주시 장흥에서 단풍이 드는 나무를 그렸습니다.
올해는 심한 가을 가뭄으로 나무들이 바짝 말랐고 나뭇잎은 단풍이 들 새도 없이
말라 떨어져 바스락거리며 바람에 날렸습니다.
아직 단풍이 들기에는 좀 일렀습니다.
가뭄 탓에 들꽃도 잘 자라지 못했고 피운 꽃은 제모습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날 단비가 흠뻑 내렸습니다.
동료의 화실 추녀 밑에서 그림을 그려야 했습니다.
캔버스를 펼치고 그림을 그리기에는 추녀가 짧아 절반만 비를 가릴 수 있었습니다.
하반신 바짓가랑이와 캔버스도 물감도 비를 맞았습니다. 그래도 비가 싫지 않았습니다.
굶주린 아기가 어머니의 품에서 젖을 빨듯 소리 내어 비가 내렸고 땅은 달게 받아들였습니다.
실은 온몸이 흠뻑 젖도록 비를 맞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어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먼 길을 가고 싶었습니다.
신발도 양말도 벗어 던지고 논둑길 밭두렁으로 흙을 밟으며 걸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장되고 정해진 길을 따라 가는 게 아니라 발길 내 닿는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이곳 아닌 다른 곳이면 어디든 좋을 것 같았습니다.
동료의 전원화실은 운치 있는 남포등이 걸려 있었고 낮에도 불이 켜져 있습니다.
그 주위로 풍선초와 조롱박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미풍이 불 때마다 풍선초는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은 듯 흔들렸습니다.
참 운치 있는 화실 입구입니다.
백일홍이 유난히 붉게 피었습니다.
떠나보내는 가을이 아쉬운가 봅니다.
이제 가을날은 가을 볕처럼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보내고 떠나는 아픔이 배어있습니다.
주위에는 많은 꽃이 자라고 있습니다.
바스라기꽃입니다.
만지면 마른 밀집을 만지듯 바스러질 것 같았습니다.
바스라기 꽃도 색깔이 비교적 다양했습니다.
달맞이꽃도 피어있습니다.
국화는 종류가 너무 많아 이름을 헤아릴수 없습니다.
맨드라미입니다.
참 다양한 모습의 맨드라미가 있습니다. 키나 꽃이 가지각색입니다.
도꼬마리입니다.
열매가 열리고 윗부분에는 꽃이 보입니다. 꽃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꽃일까도 했습니다.
나중에 익은 도꼬마리 씨앗을 열어 보이겠습니다.
저 씨 안에는 크기가 다른 씨앗이 두 개 들어있습니다.
하나는 작고 껍질이 두껍습니다. 같이 땅에 떨어지면 싹이 트는 시기가 다릅니다.
두개의 씨앗이 한꺼번에 싹이 터서 불리한 여건에서 동시에 말라 죽기 보다는
싹트는 시기를 달리해서 생존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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