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라비난초를 본다는 신념으로 산을 오른다.
염천 무더위에 솔밭은 메말랐고, 흐르는 땀은 주체할 수 없다.
이 더위 속에서 들꽃을 찾아 간다는 것이 어쩌면 미친 짓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대하고 고대하던 해오라비난초가 아닌가.
땀을 뚝뚝 흘리더라고 그 예쁜 모습을 보고 멋지게 찍고 싶었던 해오라비난초
오늘은 기어이 그 예쁜이를 만난 올해 최고의 날이다.
흥분과 희열이 교차하면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땀에 절은 안경 넘어 해오라비는 웃고 있다.
혹시 꿈은 아니겠지....
[해오라비난초 첫 대면]
해오라비난초는 관상가치가 큰 들꽃이라 남채가 심했고, 현재는 멸종위기 식물이다.
국립수목원에는 자생지에 휀스를 치고 보호하고 있다.
휀스의 철조망 사이로 5-6m 정도 거리에서 첫대면했다.
얼마나 보고싶었던가?
이렇게 철조망 속에서라도 무사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저기 해오라기가 날아가는데]
해오라기 나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안경은 땀이 흘러 희미하고
백마렌즈의 한계로 더 가까이 잡을 수 없다.
300mm 망원렌즈도 어림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더 가까이 촬영하려면 600mm 이상이 되어야 한단다.
그렇다면 야생화 수준이 아니라 조류 수준인데.
백마로 이 정도라도 촬영할 수 있음이 다행이 아닌가.
욕심을 줄이자.
야생화를 좋아하는 것이 첫째이지 사진을 잘 찍는 것은 그 다음이다.
[꿈인가?]
자동차를 달려 다른 곳을 찾았다.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으며 산을 올랐다.
땀방울이 떨어지면서 하는 말
귀한 꽃을 찾아가는 꽃객님~ 힘내세요.
그렇게 해서 가까이서 본 해오라비난초
정녕 꿈은 아니겠지.
[당신 무리하는 것 아니야?]
집에서나 주변 사람들이 말한다.
이 더운 여름에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고?
사실은 그렇다.
그러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보는 희열이 있으니까
땡볕에서 사진을 찍다가 숨이 턱에 차면 그늘로 가서 땀을 닦는다.
이런 행동을 여러번 반복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렸다.
[꽃모양]
날개를 펼친 흰새를 닮았다.
[꽃이름]
해오라비난초는 부채꼴로 가장자리가 가늘게 갈라져
날개를 활짝 편 해오라기처럼 보여 해오라비난초라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해오라기를 닮았는데 해오라비난초라고 한다.
꼭 나나니벌을 닮았는데 나니벌이난초라고 하는 것처럼....
[해오라기] (black-crowned night heron)
백로과에 속한 철새. 몸길이는 56~61센티미터이며, 날개 길이는 25~30센티미터이다.
몸은 똥똥하고 다리가 짧으며, 몸 전체의 빛깔은 흰색인데,
등 쪽은 흑색, 날개는 회색이고, 다리는 겨울에는 황색, 여름에는 적색을 띤다.
소나무, 삼나무 등의 숲이 있는 민물이나 바닷가에 살면서 주로 밤에 활동하며,
뱀, 물고기, 새우, 개구리, 곤충 따위를 잡아먹는다.
유라시아, 아프리카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경기도 이남에 도래하는 여름새이다.
학명은 Nycticorax nycticorax이다.
(출처 ⇒ 사진 : 다음 자연사박물관, 글 : 다음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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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메시지]
해오라비난초를 보며 사랑의 메시지를 보낸다.
너의 우리의 야생화 우리의 보배이다.
굳건히 살아 후손에게도 그 예쁜 모습 보여줘라
너를 보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해오라비난초]
난초과(Orchidaceae) 43속
방울난초속(Habenaria) 6종
해오라비난초 (Habenaria radiata (Thunb. ex Murray) Spreng.)
경기도 이북 낮은 산지에 분포한다.
일본에 분포한다.
[염천(炎天)]
하늘에 불이 난 것처럼 요며칠 무더위가 판을 친다.
오늘 영월의 날씨는 38도까지 올라갔다는 뉴스이다.
8일째 불볕 더위로 전국이 SOS를 친다.
날씨 뉴스 화면이 온통 붉은 색이다.
이런 한여름의 습지에서 해오라비난초는 꽃을 피우고
그 꽃을 보러 염천에도 불구하고 산을 올랐다.
그렇게 해서 본 너의 비상, 멋지고 멋지구나.
[뒷모습]
유난히 긴 댕기머리가 멋지다.
뒷통수를 받치는 꽃받침도 예쁘다.
[해오라기의 경고]
해오라기 한마리가 하늘을 난다.
염천에 찌든 인간들에게 소리를 낸다.
꺄루룩...끼루룩...끼룩...
해오라비난초를 훼손하는 자 천벌을 받으리라.
[댕기머리해오라기] (사진 : 야후블로그 yyskgm님)
해오라비난초의 아름다운 꽃을 보고 해오라기의 비상을 그려본다.
해오라비난초도 널리 퍼져 자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한다.
[see you later]
내년에도 너의 어여쁜 미소 다시 보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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