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의 시운을 받들어 차운함[奉次東亭詩韻]
물은 흘러도 종당 바다로 가고 / 水流竟到海
구름은 떠도 항상 산에 있다오 / 雲浮長在山
이 사람은 홀로 시들어 가며 / 斯人獨憔悴
나그네로 한 해 한 해 보내고 있네 / 作客度年年
옛동산 아득해 얼마나 멀까 / 故園渺何許
가는 길은 깊은 못에 막혀 버렸네 / 歸路阻深淵
봄 농사 멀지 않아 미쳐 오는데 / 春事逝將及
뉘라서 동고의 밭을 가꿀 건가 / 誰破東皐田
생각은 있어도 가질 못하고 / 可思不可去
창해의 사이에서 방황만 한다오 / 棲棲蒼海間
빌린 집이 너무도 작고 낮아서 / 賃屋絶低小
아침 저녁 더워라 밥 짓는 연기 / 朝暮熏炊煙
이따금 우울증을 풀어 보자고 / 有時散紆鬱
걸어서 동산 마루에 오른다 / 步上東山巓
아스라이 무진성 바라보니 / 遙望茂珍城
그 가운데에 한가한 고인이 있네 / 中有高人閒
눈으로 나는 새를 보내나니 / 目送飛鳥去
내 생각 부질없이 유유하구려 / 我思空悠然
【안】 동정은 이때에 광주(光州) 무진성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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