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31)정도전 삼봉집 제1권 /오언고시(五言古詩) /동정의 시운을 받들어 차운함[奉次東亭詩韻]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19. 06:34

동정의 시운을 받들어 차운함[奉次東亭詩韻]

 

물은 흘러도 종당 바다로 가고 / 水流竟到海

구름은 떠도 항상 산에 있다오 / 雲浮長在山

이 사람은 홀로 시들어 가며 / 斯人獨憔悴

나그네로 한 해 한 해 보내고 있네 / 作客度年年

옛동산 아득해 얼마나 멀까 / 故園渺何許

가는 길은 깊은 못에 막혀 버렸네 / 歸路阻深淵

봄 농사 멀지 않아 미쳐 오는데 / 春事逝將及

뉘라서 동고의 밭을 가꿀 건가 / 誰破東皐田

생각은 있어도 가질 못하고 / 可思不可去

창해의 사이에서 방황만 한다오 / 棲棲蒼海間

빌린 집이 너무도 작고 낮아서 / 賃屋絶低小

아침 저녁 더워라 밥 짓는 연기 / 朝暮熏炊煙

이따금 우울증을 풀어 보자고 / 有時散紆鬱

걸어서 동산 마루에 오른다 / 步上東山巓

아스라이 무진성 바라보니 / 遙望茂珍城

그 가운데에 한가한 고인이 있네 / 中有高人閒

눈으로 나는 새를 보내나니 / 目送飛鳥去

내 생각 부질없이 유유하구려 / 我思空悠然

【안】 동정은 이때에 광주(光州) 무진성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