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운하여 정달가 몽주 에게 부치다[次韻寄鄭達可 夢周 ]
유락(流落)과 이별 속에 해가 가고 달이 가니 그리운 정회는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자야(子野)의 편에 서찰을 받들어 두세 번 읽어보니 기쁨과 느껴움이 어울려 격동하므로 운(韻)에 의해 지었거니와 사(辭)는 달(達)에 그쳤을 따름입니다.
마음을 같이한 벗이 / 夫何同心友
하늘 한구석에 각각 있는지 / 各在天一方
때때로 생각이 여기 미치니 / 時時念至此
저절로 사람을 슬프게 하네 / 不覺今人傷
봉황새는 천 길을 높이 날아서 / 鳳凰翔千仞
돌고 돌아 조양(朝陽)으로 내려가는데 / 徘徊下朝陽
이 사람은 출처에 너무 어두워 / 伊人昧出處
한 번 움직이면 법에 저촉되누나 / 一動觸刑章
지란은 불탈수록 향기 더하고 / 芝蘭焚愈馨
좋은 쇠는 갈수록 빛이 더 나네 / 良金淬愈光
굳고 곧은 지조를 함께 지키며 / 共保堅貞操
서로 잊지 말자 길이 맹세를 하세 / 永矢莫相忘
[주]조양(朝陽) : 《시경(詩經)》 대아(大雅)권아(卷阿)에 “오동은 저 조양에서 자라고 봉황은 고강에서 운다[梧桐生矣 于彼朝陽 鳳凰鳴矣 于彼高岡].”이라 하였는데, 그 주에 “산의 동쪽을 조양이라 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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