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48)정도전 삼봉집 제1권 /오언고시(五言古詩) /주필하여 고소윤을 보내다[走筆送高少尹]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0. 00:13

주필하여 고소윤을 보내다[走筆送高少尹]

 

 

탐라는 남쪽 끝 해상에 있어 / 耽羅在海上

풍기가 영주 봉래에 연접했다오 / 風氣接蓬瀛

그 지방 호족으로 고씨가 있어 / 右族有高氏

실상은 하느님이 내신 거라오 / 實惟天所生

인물은 천상의 신선과 같고 / 人物似神仙

광채는 별이 움직이는 듯 / 輝光動列星

대대로 그 아름다움 이어받아서 / 世世濟厥美

사판에 성명이 올랐더라 / 朝版登姓名

소윤은 바로 그 후손으로서 / 少尹乃其後

우뚝 솟아 영화를 드러냈구려 / 楚楚抽華英

유술을 사모하여 강개히 떠나 / 慨然慕儒術

북방에서 배우자고 개성에 왔네 / 北學來開京

사림은 높은 의에 탄복을 하고 / 士林服高義

조정에선 충성을 가상히 여겨 / 廟堂嘉衷誠

단번에 기용되어 네 계급 뛰니 / 一起超四秩

금자의 영광을 끼고 왔어라 / 金紫擁光榮

특례로 총석을 크게 받아서 / 異數膺寵錫

사절을 가지고서 길을 떠나네 / 杖節還其行

가을바람 관도에 불어오고 / 秋風吹官道

지는 해는 역정을 비추는구나 / 落日照驛程

역마는 달려 나는 것 같아 / 馹騎去如飛

나풀나풀 사모도 가볍구나 / 翩翩紗帽輕

잔을 들고서 서로 송별 마치니 / 擧杯相送罷

쓸쓸하고 외로운 정 참기 어렵네 / 悵望難爲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