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442

<심성보> 어항 / 서시 / 파도지나간자리 / 당신이있어 / 시조한수

어항 - 심성보 / 하늘빛 고운 당신 / 그림공장 / 2004년 10월 - 부릅뜬 퉁망울눈 못생긴 흑붕어 한 놈 뽐내는 금붕어 열 놈 한방에서 해작해작 언제나 기죽지 않고 흑붕어는 씩씩해 * 작품해설 : 아름다운 빛깔과 몸매로 한껏 뽐내는 금붕어들 속에 외양도 빛깔도 섞일 수 없는 흑붕 어, 그러나 주변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구가해가는 줏대 있는 삶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단순히 아이들 눈에 뵈는 것만 그린 것 같은 동시조이지만 깊은 뜻을 담고 있어 어른 독자들을 불러 모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어항은 공존과 조화의 장이다. 황금일색의 금붕어만으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어항에 흑붕어 한 마리가 섞여 있어 보기에도 좋다. 열 마리 속에 놓인 흑붕어의 심사는 움 츠리고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

<이태극> 서해상의낙조/삼월은/산딸기/짝은떠나고/자화상/시조송

서해상의 낙조 - 부제 : 탐라시조기행초 / 월하 이태극, 1957 / (1957) - 어허 저거, 물이 끓는다. 구름이 마구 탄다. 둥둥 원구(圓球)가 검붉은 불덩이다. 수평선 한 지점 위로 머문 듯이 접어든다. ​ 큰 바퀴 피로 물들며 반 남아 잠기었다. 먼 뒷섬들이 다시 환히 얼리더니 아차차, 채운(彩雲)만 남고 정녕 없어졌구나. ​ 구름빛도 가라앉고 섬들도 그림진다. 끓던 물도 검푸르게 잔잔히 숨더니만 어디서 살진 반달이 함(艦)을 따라 웃는고 삼월은 - 1984 중학교 교과서 수록 / 월하 이태극 - 진달래 망울 부퍼 발돋움 서성이고 쌓은 눈도 슬어 토끼도 잠든 산 속 삼월은 어머님 품으로 다사로움 더 겨워. ​ 멀리 흰 산이마 문득 다금 언젤런고 구렁에 물 소리가 몸에 감겨 스며드는 삼월은 젖..

<정완영> 분이네살구나무 / 고향은없고 / 고향생각 / 부자상

분이네 살구나무 - 정완영 / (1969) -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사이 활짝 펴 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고향은 없고 - 정완영 / (1969) - 고향에 내려가니 고향은 거기 없고 고향에서 돌아오니 고향은 거기 있고…… 흑염소 울음소리만 내가 몰고 왔네요 고향 생각 - 정완영 / (1969) - 쓰르라미 매운 울음이 다 흘러간 극락산 위 내 고향 하늘빛은 열무김치 서러운 맛 지금도 등 뒤에 걸려 사윌 줄을 모르네. 동구 밖 키 큰 장승 십리 벌을 다스리고 풀수풀 깊은 골에 시절 잊은 물레방아 추풍령 드리운 낙조에 한 폭 그림이던 곳. 소년은 풀빛을 끌고 세월 속을 갔건마는 버들피리 언덕 위에 두고 온 마음 하나 올해도 차마 못 잊어 봄을 울고 갔더란다..

<정완영> 조국 / 가을아내 / 설화조 / 나무는 / 애모

조국 - 정완영 / (1969) -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 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鶴)처럼만 여위느냐. 가을아내 - 정완영 / (1969) - 한 잔 술 등불 아래 못 달랠 건 정일레라 세월이란 푸섶 속에 팔베게로 지쳐 누운 당신은 귀뚜리던가 내 가슴에 울어쌓네 저 몸에 목숨 있으면 얼마나를 남았으랴 내 눈길 가다 멎은 갈잎 같은 손을 두고 생각이 시름에 미쳐 길피 못 잡겠고나 젊음은 아예 무거워 형기처럼 마쳤느니 이제는 풀어..

이승만문학2) 이승만의 작시 활동과 한시세계 / 허경진

​ ▲ 제100회 이승만 포럼에서 발표하는 허경진 연세대 객원교수 이승만 시 '고목가'는 최남선 보다 10년 앞선 한국 최초의 신체시(新體詩) - 뉴데일리 / 허경진 교수 2019-06-24 / 제100회 이승만포럼 학술회의 발표문, 2019.6.18 - 이승만의 작시 활동과 한시세계 - 허 경 진 (연세대 객원교수) - 1. 머리말 : 전근대시대 세 가지의 문학 형태 우남(雩南) 이승만(李承晩, 1875~1965)은 타고난 시인이 아니라 정치인이었지만, 젊은 시 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많은 한시를 지었다. 이승만의 작시(作詩) 활동을 이해하려면 조 선시대 사람들이 문학작품을 향유한 방법과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문 학을 일상생활에서 즐겼는데, 일부 예외는 있지만 대개 신분이나 직업..

이승만문학1) 이승만 작 <고목가>의 문학사적 연구 / 이복규

​ ▲ 제102회 이승만 포럼에서 발표하는 이복규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한국 최초의 '신체시 古木歌' -청년 이승만의 작품을 최초로 연구 발표 - 뉴데일리 / 이복규 서경대교수 2019-08-26 / 제102회 이승만 포럼 발표문 전문, 2019.8.20. - 이승만 작 의 문학사적 연구 - 이복규(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Ⅰ. 머리말 이승만 작 한글 율문 의 문학사적 의의는 무엇일까? 오늘 강연의 주제이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이미 몇몇 학자가 연구한 적이 있다. 견해 차이가 없는 것도 있고, 대 립되어 있는 것도 있다. 이 강연에서는, 의견이 일치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하겠지만, 필자 가 이번에 새로 발견한 사실들에 더 비중을 두려고 한다. 기존에 밝혀진 사실도 필자의 관 점에서 적극 해석..

<이승만> 고목가外 詩篇들과 건국전쟁

▲ 죄수복을 입은 이승만(왼쪽끝)이 기독교를 전도하여 개종한 전직고관 양반들과 자제들. 앞줄 왼쪽 부터 강원달, 홍재기,유성준, 이상재, 김정식. 뒷줄 왼쪽부터 안명선,김린, 유동근, 이승인(이상재아 들), 무명의 소년(부친대신 복역중).ⓒ연세대이승만연구원. 죄수복을 입고 감옥살이를 하며 - 이승만 - 선비가 궁해지면 독서를 후회하니 벼슬이 빚어낸 삼년간의 감옥살이 쇠줄에 묶여 다니며 새롭게 정들지만 죄인 얼굴을 가린 용수를 쓰니 옛 친구도 낯설구나 예부터 영웅은 옷 속에라도 이가 있다는데 지금은 고기 없이 밥 먹는 나그네 신세 때가 되면 모든 일이 뜻대로 되리니 죽을지언정 장부의 마음 변함이 있으랴 * 우남은 스물 세 살에 한성감옥에 갇힙니다. 감옥에서 그의 몸은 매였지만, 마음은 시의 세계를 자 유롭..

<정인보> 殉國先烈追念文 / 기타추념사碑文 等

1946. 6. 15 부산에서 열린 삼의사 유골 봉환 기념식, 백범(앉은이) 뒤로 정인보 모습 殉國先烈追念文 (순국선열추념문) 대한민국 27년(1945) 12월 23일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순국선열 영령 앞에 아뢰나이다. 정인보 書 / 1945년 12월 23일 - 1945. 12. 23일 오후 2시 서울운동장에서 순국선열 추념행사가 열렸다. 국기게양, 애국가제창, 묵념 에 이어 장중한 아악이 연주되는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위당이 백범의 추념문을 대독하고 난 뒤 백범 이 추념문을 제단에 바치고 배례하니 광복군, 소년군, 각 단체, 군중도 차례로 경건하게 배례를 올렸 다. 다음 식익희 위원장의 추념사, 이화여전 합창단의 추념가 제창, 각 단체 대표의 추념사가 이어졌 고 충정공 민영환의 3자 민광식이 유족대표..

<정인보> 삼일절/광복절/개천절/제헌절/새해의노래/각학교교가

삼일절 노래 - 정인보 - 기미년 삼월 일 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 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광복절 노래 - 정인보 - 1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2 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의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개천절(開天節) 노래 - 작사 정인보 / 작곡 김성태 - 1절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

<정인보> 박연행 / 여수옥천사 / 십이애 / 문호암애사

1750년경 겸재 정선作 박연폭포(개인소장) 박연행(朴淵行) - 정인보 / / 제18호, 1931. 02. 01 - 其一 山허리 드믄 丹楓 聖居關이 저기로다 畵幅에 몸이 드니 꿈이란들 안좋으냐 運轉手 車몰지마소 내 興겨워 하노라 其二 한구비 도라들제 晴天風雨 急히 돌려 半空에 걸린 瀑布 눈에 벌써 어리인다 맘아니 바쁘리마는 곧 보일가 저어라 其三 四山*이 물러서니 성낸 물결 壯할시고 百五尺* 검은 石壁 한낮에도 陰森하다 쪽(藍)빛못 깊이 모르니 龍계신가* 하노라 * 金滄江 朴淵詩에 「四山都却立 一水忽飛來」 * 박연폭포의 길이가 105척이다 *「山간데 그늘이요 龍계신데 沼이로다」(崔都統 祠堂巫歌의 一節) 其四 狂風을 불어내고 되불리어 이리저리 어느덧 수정발(水晶簾)이 덩이덩이 눈(雪)이로다 골안에 때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