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살강살강 살얼음 풀리던 그 길목에서 당신을 만나고 가슴 파래지도록 당신을 기다리며 황사의 눈가림도 산들바람의 꼬드김도 견디어 냈습니다 비는 내리는데 젖은 고개 떨구고 지나는 이 마다 당신인 듯하여 곁눈질에 지친 내 얼굴을 그리움의 무게에 짓눌려 지고 말았습니다 꽃 진 자리 파란 잎은 아픔으로 돋고 전설되어 떠 도는 당신 이름에 슬픔은 심장 가득 철썩철썩 파도쳐도 그 길목 노란 등불 밝혀 끝없이 기다립니다 * 살강살강 : 설익은 곡식이나 열매 따위가 자꾸 가볍게 씹히는 소리. 또는 그 느낌 들국화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실핏줄 뒤얽히듯 얽혀버린 그 고리들을 올올이 풀어내고 한짐의 고통 산모롱이에 부려놓은 꽃 몸에 닿는 실낱 같은 인연마저 다 지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