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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벌> 전지로하늘이내려/하늘님은아신다/무지개/어떤경영/어떤경영별곡

​ 전지全紙로 하늘이 내려 - 서 벌(서봉섭) / 제11회 주앙시조대상 수상작 - 진박새 머리 위로 하늘이 내려 온다. 눈부신 닥나무밭 어마하게 가꾸어져 우리가 잠든 사이에 뜬 전지全紙 내 려 온 다. 살며시 내리는 동안 햇살 누가 채자採字하고 구름이 먹이는 먹물 은윽히도 찍는 전지全紙 스치는 바람들의 도련刀鍊에 참 온전한 경전 經典되네. 어김없이 내려온다. 날이 날마다 전지全紙는 지상地上 늘 아침경전 한낮경전 나절가웃 경전. 한밤엔 또렷또렷한 별빛 서법書法 금강경. 내, 한 마리 새라 친다면 쇠박새쯤 되는 건지. 그조차 못 되는 새 외톨이조調 우지짖지. 설령, 내 잘못 찍힌 글자라한들 이리 아직 숨쉰다네. * 전지(全紙) : ①신문 따위의 한 면 전체 ②자르지 않은 온장의 종이, 전판 ③모든 신문. *..

외성길16(개화開花, 24/03/19, 큰골-한봉-봉암성-장경사-시구문, La légende des glaciers)

요즈음 – 외성길16(개화開花) – 변화는 있어왔고 또 변해 갈 것이고 해마다 피고져서 무덤덤 할법한데 막상은 開花의 순간 떨고있는 숨소리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외성길16(변화) (1) 근 일년여 만에 오르는 외성길. 큰골 돌공원도, 굿당도 그대로인데 찌뿌둥한 하늘에 삼월말에 웬 함박눈 내리다. 하지만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금새 녹아버린다. 이른 아침의 적막을 찢고 굿당을 지키는 견공이 컹컹 짖어댄다. (2) 한봉성 일대를 둘러보다가 남한산에 오르는 내내 숲은 아직 겨울인데 그래도 생강나무와 올괴불나무가 얼굴을 내밀고 쪽동백은 수피를 벗고 봄맞이하고 있다. 복원된 15암문에서부터 이번에 복구된 14암문 주위는 산뜻. 하지만 벌써 바른 ..

<서벌> 산그늘인화/물새는물새/첫닭소리/대숲환상곡/헌책/가슴에다고성

​ 산그늘 인화印畫 - 서 벌(서봉섭) / 시조집 / 우리시대현대시조 100인선 26 - 적막 엉금엉금 등성이 타고 내려 외딴집 뒷방 들창 간신히 두드린다 여보게 허무 있는가 이러면서 두드린다 ​ 아무런 기척없어 머뭇머뭇하는 적막 허허 자네까지 뜨고 없기인가 이러며 징검다리께 가는 허리 구부정한 적막 * 인화(印畫) : 사진(寫眞)의 음화(陰畫)에 인화지(印畫紙)를 겹쳐서 감광(感光)시켜 양화(陽畫)로 만드는 일. 또는 그 양화(陽畫). * 작품해설/김호길 : 적막 산중에 저문날의 산그늘이 내리고 있다. 산그늘이 되어 슬슬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 외딴집 뒷방 들창까지 내려온다. 시인은 그 순간을 숨죽여 바라보며 산그늘 적막이 빈집의 허무를 찾는 순간을 맞는다. 이윽고 외딴집에 살고 있는 허무조차 나가고 없..

<나순옥> 석비에도검버섯이 / 바위 / 과녘 / 강 / 돌무지탑

石碑(석비)에도 검버섯이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윤기 자르르 흐르던 피부 비바람에 거칠거칠 또렷했던 글자들도 치매인 듯 흐릿흐릿 石碑도 세월이 아파 검버섯이 피었다 바위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엎드려 우는 속사정 네게도 있었구나 그리움에 야위어 간 달 하나 걸어 둔 채 부서진 눈물의 흔적을 환히 닦고 있구나 과녘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자, 쏠테면 쏘아봐라 온 몸을 내어 주마 내 심장 깊숙한 곳에 네 원한의 살을 꽂아라 안된다! 빗나가서는 다른 생명 다친다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강’ 육필원고. 강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1993년 《중앙시조백일장》 연말 장원작 - 모이면 힘이 되어 낮은 데로 길을 열어 우리네 가슴 한켠 유역을 다스리며 만 갈..

은행식물원 ⑦윤회설(24/03/16, Free as a Bird / Omar Akram)

요즈음 – 은행식물원 ⑦윤회설 – 지갑에 들어있는 한번 뿐인 내 生涯 부여잡고 걷다보니 어느덧 비워져 가는데 다시 또 움트는 새싹이 채워주는 윤회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은행식물원 ⑦윤회설 (1) 죽으면 다시 환생한다는 윤회설. 평생의 업보에 따라 식물로, 축생으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설. 그러나 대부분 한번 왔다 가면 끝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生涯를 지갑에 넣고 제대로 열어보지도 않은 것 같은데 걷다보니 머리에 서리는 내리고 불현 듯 주머니 속 지갑을 만져보니 생애는 어느덧 다 빠져나가고 얇아져 간다. (2) 은행식물원에 가니 두꺼운 대지를 뚫고 도타운 껍질 틈으로 새싹이 올라오고 여기저기 꽃을 피워 올린다. 한번 왔었던 ..

백병전 능했던 왜군…이순신 군함엔 기어오르지 못했다, 왜

백병전 능했던 왜군…이순신 군함엔 기어오르지 못했다, 왜 중앙일보 입력 2024.03.16 15:00 윤동한의 ‘충무공 경영학’ ②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조선 수군이 왜군을 격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승리 요인은 조선의 무기체계와 전투선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점이다. 그 무기체계를 정비한 사람은 이순신이었다. 한 마디로 조선 수군의 성공은 충무공 경영의 승리였다. 충무공은 개별 전투만 잘하는 무장을 넘어 종합 전략전술 능력을 가진 수군 CEO(최고경영자)의 수준에 올라 있었다. 수군을 기업에 비유하자면 전라좌수사 혹은 삼도수군통제사라는 최고경영자가 총괄 수군 경영의 책임을 진다. 여기에 재무관리와 전략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CFO, 최고 정보책임자인 CIO, 인사총괄 책임인 CHO, 최고기술책임자..

17[sr]역사,종교 2024.03.16

남도여행 ③화개장터(24/03/14, 화개장터/조영남)

요즈음 – 남도여행 ③화개장터 – 여기서 만나왔던 전라, 경상 모인 장터 불에 타 흩어지고 세워진 기와집에 인심은 어디로 가고 적막만이 감돌아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남도여행 ③화개장터 (1) 당초 매실농원을 찾아보고나서 화개장터를 방문하려했는데 우리가 잘 아는 조영남님의 『화개장터』풍경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라하여 그저 차창 밖으로 바라보기만 하다 (2) 2014년 대화재로 재래시장이 전소되어 지금의 재건축된 영호남의 화합의 상징 화개장은 이제 하동군민만 입점이 가능하다하며 74개 점포중 겨우 점포 3개만 전라 상인에 배정하여 영호남 화합의 상징과 옛 정취는 사라졌다니 애석. 여기서 쌍계사로 오르는 벚꽃계곡길이 유명하다 함. 배달9221..

남도여행 ②섬진강(24/03/14, 그런 사람 없습니다 / 이승철)

요즈음 – 남도여행 ②섬진강 – 폰카 들어 어디에 들이대도 한폭의 그림 같은 오백리 섬진의 윤슬 어느덧 나도 모르게 그 속으로 들어갔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덧붙임) 남도여행 ②섬진강 (1) 매화마을로 찾아가는 길은 지리산 자락 아래 섬진의 호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푸른 물색의 윤슬을 자랑하며 오백리 길을 내려가다 청매실농원의 중턱에서 바라보는 분지봉 자락 아래의 祕境. (2) 그래도 세월은 두꺼비의 삶을 빼앗고 재첩의 삶을 빼앗아 중국산이 그 자리에 넘쳐나고 그나마 바다와 만나는 하류에서 섬진 특산 벚굴이 아직은 생산된다하니 오늘 맛보지 못하더러도 언젠가 한..

남도여행 ①매화마을(24/03/14, Dreamy Fairy 꿈의 요정 / 남택상 Nam T.S.)

요즈음 – 남도여행 ①매화마을 – 허리를 구부리며 오만평 農園에 올라 봄 香 가득 담은 섬진을 향한 視線이 돌아와 매화 한송이의 花心 속에 꽂혔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남도여행 ①매화마을 (1) 3/14(목) 남도 매화 마을 여행. 패키지 상품으로 아내와 단촐히 나선길. 덕유산을 지나쳐 지리산 자락 아래 구례에서 하동 섬진 상류에서 하류로 따라 내려 가니 유려한 섬진의 부드러운 물줄기 옆 쫓비산 자락 청매실 농원 도착. (2) 일제 강점기부터 김오천옹에 의해 시작된 해발 1,217m의 백운산, 쫓비산 자락 아래 5만여평의 농원에 본격적으로 매실을 가꾼 것은 며느리 홍쌍리氏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매실 농원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수많은 ..

<나순옥> 봄비1 / 봄비2 / 이봄들녘에는 / 매미껍대기 / 겨울나무

봄비1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1 은침 하나 하나 맥을 짚어 꽂는다 찬란한 태몽 앞에 밀려 나가는 냉증 대지는 몸을 뒤틀며 입덧이 한창이다 ​ 2 호기심이 발동한 개구쟁이 눈빛이다 손톱 밑 까매지도록 땅거죽 헤집어 새싹들 간지럼 태며 키득키득 웃고 있다. * 작품해설 / 조옥동 : 시조의 특성은 정형의 율격을 포함하여 역사성을 밑그림하여 세우고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丹靑으로 채색해 온 문학이다. 나 시인은 피카소보다는 세잔느나 르느아르의 화풍을 좋아할 것 같다. 현대화 중에도 추상화보다는 한국화를 좋아하는 시인일 듯 하다. 왜냐하면 그는 봄 의 정기를 주사바늘로 꽂지도 않았고, 청진기를 대어 진단하는 대신 「은침 하나 하나를 꽂아 맥을 짚는다」라는 표현은 매우 한국적이고 은밀하다. 태몽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