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金宗三)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 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生日생일
- 김종삼(金宗三) -
꿈에서 본 몇 집 밖에 안되는 화사한 小邑소읍을 지나면서
아름드리 나무보다도 큰 독수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
來日내일에 나를 만날 수 없는
未來미래를 갔다.
소리없이 출렁이는 물결을 보면서
돌부리가 많은 廣野광야를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