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아름다운 문학

<작자미상> 유산가(遊山歌)

이름없는풀뿌리 2023. 8. 17. 05:56
유산가(遊山歌) -작자 미상- 화란춘성(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萬和方暢)하니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山川景槪)를 구경가세 죽장망해(竹杖芒鞋) 단표자(簞瓢子)로 천리강산(千里江山) 들어가니 만산홍록(滿山紅綠)들은 일년일도(一年一度) 다시피어 춘색(春色)을 자랑노라. 색색(色色)이 붉었는데 창송취죽(蒼松翠竹)은 창창울울(蒼蒼鬱鬱)하고 기화요초(琦花瑤草) 난만중(爛漫中)에 꽃속에 잠든 나비 자취없이 나라난다. ​ ​ 유상앵비(柳上鶯飛)는 편편금(片片金)이요 화간접무(花間蝶舞)는 분분설(紛紛雪)이라 삼춘가절(三春佳節)이 좋을씨고, 도화만발(桃花滿發) 점점홍(點點紅)이로구나 어주축수애산춘(漁舟逐水愛山春)이라던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예 아니냐 양류세지(楊柳細枝) 사사록(絲絲綠)하니, 황산곡리당춘절(黃山谷裡當春節)에 연명오류가(淵明五柳)가 예 아니냐 제비는 물을 차고, 기러기 무리져서 거지중천(居之中天)에 높이 떠서 두 날개 훨씬펴고 펄펄 백운간(白雲間)에 높이 떠, 천리강산(千里江山) 머나먼 길에 어이 갈고 슬피운다. ​ 원산(遠山)은 첩첩(疊疊) 태산(泰山)은 주춤하야, 기암(奇巖)은 층층(層層) 장송(長松)은 락락(落落), 에이 구부러져 광풍(狂風)에 흥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춘다. 층암(層巖) 절벽상(絶壁上)에 폭포수(瀑布水)는 콸콸, 수정렴(水晶廉) 드리운듯, 이골물이 주루루룩 저골물이 솰솰, 열에 열골물이 한데 합수하야, 천방져 지방져 소크라지고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저건너 병풍석(屛風石)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銀玉)같이 흩어지니, 소부(巢父) 허유(許由) 문답(問答)하던 기산(箕山) 영수(潁水)가 예 아니냐 주각제금(住刻啼禽)은 천고절(千古節)이오, 적다정조(積多鼎鳥)는 일년풍이라 일출낙조(日出落照)가 눈앞에 버려나니, 경개무궁(景槪無窮) 조흘씨고. [정선, 국보제216호, 仁王霽色圖,1751년(76세), 비단에 담채, 79.2×138.2cm] [묘향산의 초가을 / 김광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