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아름다운 문학

<문정희> 남편 / 응 / 순간

이름없는풀뿌리 2024. 1. 11. 04:08
남편 - 문정희 /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민음사 / 2004년 05월 -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 문정희 /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민음사 / 2004년 05월 - 햇빛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文字)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순간 - 문정희 / <당신이 그리운 건 내게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 처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 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 문정희(文貞姬, 1947-) 출생 1947년 5월 25일, 전남 보성군 소속 : 국립한국문학관관장 학력 :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현대문학 박사 데뷔 : 1969년 월간문지학 시 '불면' 경력 : 2022.10.~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수상 : 2015. 제8회 목월문학상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9년에 《월간문학》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문정희 시집》, 《새떼》, 《찔레》, 《하늘보다 먼 곳에 매인 그네》, 수필집 《지상에 머무는 동안》 등을 출간했다. 2007년 기준으로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순간(문정희) / 시낭송 시와책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