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아름다운 문학

<김용택> 달이떴다고전화를주시다니요 / 들국

이름없는풀뿌리 2024. 1. 13. 06:04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 <참 좋은 당신> 시와시학사 / 2007년 01월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들국 - 김용택 -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무슨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 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김용택(1948-) 1948년 전북 임실 출생. 순창농림고교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였고, 전북작가회 회장, 전북 환경운동 공동의장 등을 역임했다. 2008년 덕치초등학교에서 30년간의 교사 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시집』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하였다. 그의 초기시는 대부분 섬진강을 배경으로 농촌의 삶과 농민들의 모습을 정감있게 노래하 고 있다. 그러나 연작시 「섬진강」의 경우, 시적 서정성만이 작품의 지배적인 정조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농민들의 일상이 조밀하게 사실적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현실의 각박한 변화와 농촌의 퇴락을 비판과 풍자의 시선으로 지켜보기도 한다. 이 연작시는 첫 시집 『섬진강』(1985)을 통해 묶 이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김용택의 시적 경향은 보다더 직관적이면서 도 깊이 있는 정서를 담는 격조 있는 서정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특히 소월시문학상의 수상작이 된 시 「사람들은 왜 모를까」와 같은 작품에 이르면 더욱 분명하게 하나의 시적 개성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가 다루고 있는 시적 언어의 소박성과 그 진실한 울림은 토속적인 공간으로서의 농 촌이 지니는 전통적인 가치와 새로운 현대적 변화를 연결해주는 정서적 감응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일상의 체험을 시적 대상으로 하면서도 그 소탈함과 절실함을 동시에 긴장감 있게 엮어내는 시적 상 상력은 독자적인 시적 경지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가 부박한 모더니즘에 휩싸이지 않고, 격정적 이념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정서적 균형과 언어적 절제를 지키면서 아름다운 시로써 독자들 을 감동시키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첫시집 『섬진강』(1985) 이후 『맑은 날』(1986), 『꽃산 가는 길』(1988), 『누이야 날 저문다』 (1988), 『그리운 꽃 편지』(1989), 『그대, 거침없는 사랑』(1993), 『강 같은 세월』(1995), 『마 당은 비뚤어졌어도 장구는 바로 치자』(1996), 『그 여자네 집』(1998), 『콩, 너는 죽었다』(1998), 『그리운 꽃편지』(1999), 『누이야 날이 저문다』(1999), 『나무』(2002), 『연애시집』(2002), 『그대 거침없는 사랑』(2003), 『그래서 당신』(2006),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2008), 『수양버들』(2009),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2013) 등을 간행하였다. 섬진강을 배경으 로 들려주는 어린이 동화집과 글쓰기에 관한 책도 많이 펴냈다. 시 해설집 『시가 내게로 왔다』 (2001)를 비롯하여 산문집 『김용택의 어머니』(2012), 『김용택의 교단일기』(2013), 『내가 살던 집터에서』(2013), 『살구꽃이 피는 마을』(2013) 등이 있다. 1986년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1997년 소월시문학상, 2012년 윤동주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들국(김용택) / 시낭송 이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