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동정의 시운을 받들어 차운하다[奉次廉東亭詩韻]
동정은 염 좌사(廉左使) 흥방(興邦)의 호이다.
그 옛날 시끄러운 조시에 있을 적엔 / 昔在朝市喧
한적한 전야를 무척이나 생각했네 / 苦憶田野寂
지금 오니 본래 바라던 그대로인데 / 今來愜夙尙
죄의 그물이 촘촘하다고 한탄할쏜가 / 肯歎罪罟密
벼와 기장 모두 무성도 하여 / 禾黍正離離
농사일도 멀지 않아 끝이 나겠네 / 歲功將告畢
더더군다나 진귀한 물산이 많아 / 況復物産奇
등귤도 소반에 오를 거로세 / 行看薦橙橘
내 고향이 아니라고 말하지 마오 / 莫言非吾土
남은 날을 여기서 보냄직하다 / 可以送餘日
명을 믿으니 다시 무얼 의심하리요 / 信命更何疑
총리란 칼머리에 발린 꿀 같은 걸세 / 寵利刀頭蜜
원컨대 그대는 부디 내 말을 들으오 / 願公取吾言
내 말이 다시는 나오질 않아 / 吾言勿再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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