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 정완영 / (1969) -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 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鶴)처럼만 여위느냐. 가을아내 - 정완영 / (1969) - 한 잔 술 등불 아래 못 달랠 건 정일레라 세월이란 푸섶 속에 팔베게로 지쳐 누운 당신은 귀뚜리던가 내 가슴에 울어쌓네 저 몸에 목숨 있으면 얼마나를 남았으랴 내 눈길 가다 멎은 갈잎 같은 손을 두고 생각이 시름에 미쳐 길피 못 잡겠고나 젊음은 아예 무거워 형기처럼 마쳤느니 이제는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