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핀 마을 - 이호우 / (1955) -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는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개화(開花) - 이호우 / (1955) - 꽃이 피네, 한 잎 두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석류(石榴)1 - 이호우 / (1955) - 토장맛 덤덤히 밴 석새 베 툭진 태생 두견은 섧다지만 울 수라도 있쟎던가 말 없이 가슴앓이에 보라! 맺힌 핏방울 * 석새 베 : 석새삼베의 약어로 240올의 날실로 짠 베라는 뜻. 성글고 굵은 ..